[평양포커스] 9차 당대회 전망, 김정은 지위 변동 가능성

‘김정은의 당’, ‘수령 공식화’, ‘김정은주의 대두’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제9차 노동당 대회’가 지난 19일 개막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9차 당대회 2월 19일 개막

북한의 9차 당대회가 개막했다. 당대회 대표자들은 2월 16일에 평양에 도착했고, 17일에 대표증 수여식이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진행되었다.

2021년 8차 당대회 당시에는 대표자들이 평양에 도착(2020.12.30)하고 대표증 수여식(12.31)이 있고 5일 후에 당대회가 열렸었다. 2016년 7차 당대회 때는 대표자 평양 도착(5.3), 대표증 수여식(5.4) 2일 후인 5월 6일에 당대회가 개막했다. 1980년 6차 당대회 때는 평양에 도착(10.1), 대표증 수여식(10.2) 이후 8일 만에 당대회가 시작되었다. 대표증 수여식 이후 각각 2일 후, 5일 후, 8일 후에 당 대회가 개막한 것이다.

이번 당대회는 대표증 수여식 이후 이틀 만에 열린 것으로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첫째, ‘김정은의 당’이 될 가능성

1980년 6차 당대회 개최의 주요 목표는 김정일 후계자 공식화였다. 김정일은 당대회를 통해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비서국 비서,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되어 당의 핵심기구 모두를 장악했다.

김정일의 후계자 각인에만 집중해서인지 아이러니하게도 당의 정체성은 바뀌지 않았다. 1974년에 이미 주체사상을 체계화시킨 ‘김일성주의’가 나오고 김일성 수령론이 대두되었음에도 조선노동당이 여전히 ‘맑스-레닌주의당’이라고 명시했던 것이다. 1980년 6차 당대회 개정 당규약 전문 첫 번째 문장은 아래와 같다.

“조선로동당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에 의해 창건된 주체형의 혁명적 맑스-레닌주의당이다.”

이 문장은 2010년도까지 약 30년 동안 유지된다. 이것이 바뀐 것은 44년 만에 열린 2010년 9월에 개최된 제3차 당 대표자회(9.28)에서였다. 북한은 급히 당 대표자회를 열어서 당규약을 개정해 조선노동당이 김일성의 당이라고 명시했다.

“조선로동당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당이다.”

김일성의 ‘사당화’가 이미 1980년부터 이뤄졌지만, 당규약에서는 2010년이 되어서야 선언한 꼴이다. 이때 ‘김일성의 당’이라는 당의 정체성이 분명해졌다. 북한이 급하게 당 대표자회를 열어 ‘김일성의 당’이라고 선언한 목적은 김정은의 후계 구도 안정화를 가져오기 위함이었다. 이 당 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은은 후계자로서 공식 등장했으며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당중앙위원회 위원이라는 당 직책을 맡게 되었다.

그런데, 2016년 7차 당대회 개정 당규약에서 아래와 같이 바뀌었다.

“조선로동당은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 당이다.”

당의 정체성이 ‘김일성의 당’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 당’으로 변동된 것이다. 둘은 개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전자는 말 그대로 김일성의 당이라는 것이고, 후자는 당의 지도 이념이 김일성-김정일주의를 따른다는 것이다. 당규약 전문에는 이에 대해 조선노동당이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유일한 지도 사상으로 하는 주체형의 혁명적 당이라고 명확하게 제시한다. 이것은 분명히 당이 ‘김일성의 당’이 아니라는 것을 에둘러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아래와 같이 명시하면서 당의 중심이 김정은이라는 것을 시사했다.

“조선로동당은 당의 유일적령도체계를 세우는 사업을 주선으로 틀어쥐고 당대렬을 수령결사옹위의 전위대오로 꾸리며 경애하는 김정은동지를 중심으로 하는 당과 군대와 인민의 일심단결을 백방으로 강화하고 그 위력을 높이 발양시켜나간다.”

이러한 양상은 2021년 8차 당대회 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당규약 전문에서는 김일성, 김정일의 위대성뿐만 아니라 그들의 이름을 단 한 차례도 거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위대한 수령들’이라고 한번 싸잡아서 언급했을 뿐, ‘김일성-김정일주의’만 남발했다. 반면, 김정은을 ‘수반’으로 표기하면서 조선노동당이 김정은(수반)을 중심으로 조직사상적으로 결합되었으며 김정은(수반)을 중심으로 전당의 통일단결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록, ‘김정은의 당’이라고 대놓고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김정은의 당’임을 분명히 시사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문자적으로도 당 규약에 ‘김정은의 당’이라고 명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10년 당 대표자회에서 ‘김일성의 당’이라고 표기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김정은의 당’이라고 할 공산이 크다. 작년부터 북한은 ‘위대한 김정은 시대’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는데, 이것에 가장 걸맞은 것이 바로 ‘김정은의 당’이다.

둘째, 김정은의 ‘수령 공식화’ 가능성

현재 당규약에서 수령은 김일성이다. 김정일도 포함시킬 수 있다. ‘위대한 수령님들’이라고 분명히 적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대로, 김정은은 ‘수반’으로 표기되어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수령 성격의 차이를 파악해야 한다. 당 규약은 그 차이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1980년 6차 당대회 당규약 전문에서도 이미 김일성을 ‘수령’으로 지칭하고 있다. 정확히는 ‘위대한 수령’으로 여러 차례 표기했다.

“조선로동당은 오직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주체사상, 혁명사상에 의해 지도된다.”

그런데 ‘수령’을 당과 연결시켜 그 성격을 분명히 규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2010년 3차 당 대표자회 개정 당규약에서 김일성이 당의 창건자이며 당과 인민의 ‘영원한 수령’이라고 규정했다. 여기서 처음으로 김일성이 ‘당의 수령’임을 선언한 것이다. 그런데 2016년 7차 당대회 당 규약에서는 다시 김일성이 단지 당을 창건한 수령이라고만 적시했다. ‘당의 수령’이 빠졌다. 이는 당의 주인이 김정은임을 시사해 주고 있다고 평가할 만하다. 2021년도 8차 당대회 때는 더욱 분명했다. 당규약에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김정은이 ‘인민적 수령’으로 추대되었다.

그 후 북한은 간헐적으로 김정은을 ‘수령’으로 지칭했다. 그러다가 지난 1월 노동신문은 대놓고 김정은이 ‘당의 수령’이라고 보도했다. 그것도 기사(1.5) 제목을 ‘경애하는 김정은동지는 절대의 존엄과 집권력을 떨쳐가는 조선로동당의 위대한 수령이시다’라고 달았다. 그냥 ‘위대한 수령’이 아니라 ‘당의 위대한 수령’이라고 한 것이다. 9차 당대회를 앞두고 말이다. 9차 당대회 전조로 읽힐 수 있는 지점이다. 당규약 전문에 이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이다.

어느 때보다 북한은 ‘김정은 결사옹위’를 외치고 있다. 북한에서 일심(대동)단결의 강력한 힘을 이끌어내는 것은 바로 ‘수령 결사옹위’이다. 국가 목표인 ‘우리국가제일주의’와 ‘인민대중제일주의’ 둘 다 모두 ‘우리수령제일주의’로 귀결된다고 제시했던 북한이다. 이번 9차 당대회서는 우리 수령이 ‘김정은’이라고 분명히 선언할 공산이 크다.

셋째, ‘김정은주의’ 대두 가능성

앞서 살펴본 대로, 제8차 당대회 당규약에서 김일성, 김정일의 이름은 빠지고 ‘김일성-김정일주의’만 남았다. 8차 당대회 당규약은 당은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유일한 지도 사상으로 규정했다. 동시에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당의 최고강령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그런데 이미 북한은 ‘김정은의 혁명사상’을 강력히 내세우며 ‘김일성-김정일주의’를 계승하고 심화·발전시킨 사상이라고 제시하며 선전해 왔다. 더 나아가 이미 ‘온 사회의 김정은 혁명사상의 일색화’를 국가적 구호로 내세우고 있다. 이런 양상은 곧, 김정은의 사상이 당의 최고강령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계승을 넘어 심화·발전이라고 했다. 이는 김정은의 혁명사상이 ‘김일성-김정일주의’보다 더 과학적이고 더 체계적이며 더 훌륭하다는 것이다. 9차 당대회 대표자 수여증 관련 보도를 한 노동신문은 아래와 같이 기술했다.

“조선로동당은 위대한 김정은동지의 사상과 령도에 의하여 전진하며 승리하는 가장 전투력있고 세련된 혁명적당이며 바로 여기에 조국과 인민의 운명과 미래를 다 맡아안고 번영과 행복에로 이끄는 우리 당의 필승불패성이 있고 절대적존엄과 권위가 있다고 그들은 언급하였다.”

대표자들 모두가 김정은의 혁명사상에 의해 조선노동당이 “가장 전투력 있고 세련된 혁명적 당”이 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김정은주의’ 대두 가능성을 높여주는 지점이다.

나가는 말

2021년 8차 당대회 당규약 본문 제1장 제1조는 조선노동당 당원은 무엇보다 “수령의 혁명사상”으로 철저히 무장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내세우는 ‘위대한 김정은시대’는 김정은이 이 둘에 다 부합되어야 한다. 먼저는 김정은이 수령이어야 되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김정은의 혁명사상은 ‘김정은주의’가 된다. 그렇게 되면, 그 누구도 조선노동당이 ‘김정은의 당’이 아니라고 부인할 수 없다.

김정은은 이미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추었다. 나름대로 고도의 전략으로 심혈을 기울여 짠 판이다. 노동신문의 당대회 준비 관련 기사들은 “혁명의 위대한 전진과 비약의 분수령”, “당과 국가 력사에서 중대한 정치적사변”, “당의 령도사에서 중요한 분수령”, “보다 높은 단계에로의 전진”, “우리식 사회주의를 전면적발전의 보다 높은 단계에로의 인도하는 력사적인 전환점” 등으로 9차 당대회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세 가지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내용들이다.

이젠 9차 당대회에서 당 규약에 명시할 일만 남았다. 혹자는 김정은이 ‘주석’이 되는 것에 주목하는데, 이 직책은 당대회와는 무관하며 당규약이 아닌 북한 헌법에 해당된다. 김주애의 후계 공식 발표 및 두 국가론 제도화는 그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김정은이 주인공(스포트라이트)의 자리를 김주애에게 내주지는 않을 것 같다. 9차 당대회는 김정은 권력의 최고 정점을 찍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두 국가론’은 남한을 일절 “상종하지 않겠다”는 표식이다. 그래서 인지 아직 ‘국법화’(헌법에 명시 안함)하지 않았다. 당 규약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지난 김여정의 담화(2.12)와 이번 담화(2.18) 내용을 볼 때 더더욱 그렇다. 이래라저래라 하면서 계속 상대하고 있지 않은가.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보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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