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 물가 ‘급반등’…옥수수 1㎏에 7000원 돌파

환율 반등·시장 공급량 감소·명절 수요 겹친 영향인 듯…북한 당국의 무역 통제 지속될지가 변수

2018년 10월께 촬영된 평안남도 순천 지역 풍경. /사진=데일리NK

지난해 12월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던 북한 시장 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국경 통제가 길어지면서 북한 내 외화는 물론 재화도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15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쌀 1㎏은 북한 돈 1만 9600원으로, 이달 1일 직전 조사 때 가격(1만 5100원)과 비교해 29.8% 상승했다.

다른 지역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쌀값이 급등했는데, 15일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시장에서는 쌀 1㎏이 1만 9700원으로 2주 전보다 31.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저소득층의 주식인 옥수수의 가격은 쌀 가격보다 2배 이상 상승폭이 컸다. 15일 평양의 한 시장 옥수수 가격은 1㎏에 7300원으로, 지난 1일 가격인 3900원보다 87.2%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신의주의 한 시장에서도 옥수수 1㎏이 7200원에 거래돼 직전 조사 때보다 89.5% 급등했다.

북한 시장의 옥수수 가격이 1㎏에 70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가을 수확한 햅쌀이 시장에 공급되기 시작한 연말 이후 줄곧 하락하던 북한 곡물 가격이 2월 중순에 급격히 상승한 것은 환율이 반등하고 시장에 공급되는 곡물량이 감소하기 시작한 데다 북한 최대 명절 중 하나인 김정일 생일(2월 16일)을 맞아 곡물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예년에도 1월 중순 이후에는 곡물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옥수수를 비롯한 곡물 가격이 상승하는 양상이 나타나곤 했다. 다만 올해의 경우 북한 당국이 9차 당대회 등 주요 정치적 계기에 강력한 무역 통제를 실시하면서 환율이 하락하고 이에 따라 수입품 가격은 물론 곡물 가격까지 하락세가 이어진 바 있다.

환율 등락이 북한 내부에서 생산된 곡물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북한에서 달러나 위안 등 외화를 거래 수단으로 사용하는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 또는 위아나이제이션(yuanization)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렇게 지난해 연말 이후 두 달 넘게 하락하던 달러와 위안 환율도 현재는 상승세로 돌아선 상태다.

15일 평양의 북한 원·달러 시장 환율은 4만 1000원으로, 이달 1일 조사 당시 환율(3만 5700원)보다 14.8% 상승했다. 다른 지역의 북한 원·달러 시장 환율 상승 폭도 이와 유사했다.

북한 원·위안 시장 환율 역시 상승했는데, 15일 평양·신의주·혜산의 평균 북한 원·위안 시장 환율은 5746원으로 직전 조사 때보다 14.5%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안정세를 보이던 달러와 위안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무역 통제가 지속되면서 북한 내부에서 유통되는 외화나 현물이 부족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과 거래하는 북한 무역업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국경 지역 밀수가 통제되면서 중국 대방(무역업자)에게 받아야 할 물건이나 거래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소식통은 “1월 중순쯤 밀수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나 밀수가 계속 막혀 있으면서 밀수업자들이 중국 대방에게 받아야 할 돈을 못 받고 있다”며 “돈이 중국에 묶여 있으니 돈이 돌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입 물가도 일제히 오르고 있다. 지난 15일 평양, 신의주, 혜산의 휘발유와 경유 평균 가격은 4만 9133원, 4만 5733원으로 각각 직전 조사 때보다 22.5%, 19.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당국이 국경 지역에서의 밀수를 계속해서 강력히 통제할 경우 이 같은 환율 및 물가 오름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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