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위부 비호받던 송금 브로커 체포…“키워서 잡아먹는다”

실적 올리려 정보원 잡았다는 의혹도 제기돼…이번 사건 계기로 보위부에 대한 주민 불신 더 커져

북한 국경 지역의 보위부 청사. /사진=데일리NK

최근 양강도 혜산시에서 보위원의 정보원이면서 동시에 송금 브로커로 활동하던 A씨가 보위부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위부의 비호를 받던 A씨가 체포되면서 보위부가 실적을 올리기 위해 정보원까지 단속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9일 양강도 소식통은 데일리NK에 “보위원의 정보원이면서 송금 브로커인 혜산시의 한 주민이 지난달 중순 보위부에 체포돼 현재 구금된 상태”라며 “다른 사람도 아닌 보위원의 정보원으로 활동하던 사람이 체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8년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보위부에 단속된 바 있다. 당시 휴대전화에 한국 번호가 찍혀 있어 간첩 혐의까지 거론됐고, 이에 관리소(정치범수용소)에 가게 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그러나 A씨는 보위부에 거액의 뇌물을 바치고 풀려났으며 그 뒤 정보원으로 활동하는 조건으로 중국 휴대전화 사용이 사실상 묵인됐다. 실제로 그는 한국과 중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이 보내온 돈을 북한 내 가족들에게 전달하는 송금 브로커로 활동하면서 탈북민 가족들의 동향과 외부 접촉 상황 등을 보위원에게 보고해왔다. 

다만 A씨가 9차 당대회를 앞두고 국경 지역에서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에 대한 단속이 전방위적으로 강화되는 상황에서 활동을 대폭 확대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보위기관이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 소탕전에 나서 송금 브로커들이 몸을 낮추는 사이 A씨는 오히려 탈북민과 그 가족에게 영상통화까지 연결해주며 추가 비용을 받았다. 그러면서 A씨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A씨를 통해 송금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그는 일부 활동 내역을 보위원에게 알리지 않았고, 이런 정황이 또 다른 정보원을 통해 보위원에게 보고됐다. 보위부 정보원끼리도 이중·삼중의 감시 구조가 형성돼 있던 셈이다. 

결국 보위부는 며칠간 A씨 주변에 잠복하다가 그가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순간에 급습해 그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원으로 활동했던 A씨가 체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보위원은 믿으면 안 된다”, “앞에서 웃고 뒤에서 뒤통수 치는 게 보위원이다”, “보위원은 사람을 키워서 잡아먹는 게 특기다”라는 등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는 전언이다. 

A씨가 주민들의 동향을 보위원에게 보고하는 정보원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동정적인 여론이 일었다는 것이다. 이는 평소 A씨가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을 도와주기도 하는 등 주변으로부터 나름대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도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A씨가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보원으로 활동한 것이지 나쁜 사람이라고 평가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건으로 오히려 보위부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이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9차 당대회를 앞두고 보위부가 단속 실적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도 나왔다. 보위부의 단속 성과는 충성도와 직결되고 내부 평가도 반영되기 때문에 정보원들까지 체포하고 나선 것이라는 얘기다.

소식통은 “이러한 행태를 아는 주민들이 앞으로 자발적으로 보위부에 협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가뜩이나 사법기관에 대한 신뢰가 낮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은 보위부에 대한 불신을 더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보위부에 붙잡힌 A씨가 어떤 처벌을 받을지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A씨가 결국 풀려날 것이라는 말도 나오지만, 이번에는 뇌물을 써도 풀려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말도 적잖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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