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식용유 부족이 만든 주민들의 ‘조용한 영양위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월 17일 “인민의 문명과 복리증진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해가는 당의 은정 속에 대중문화생활거점으로 훌륭히 일떠선 강동군, 정평군, 개풍구역종합봉사소가 주민들로 연일 흥성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영양 결핍성 질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도(道) 보건 당국은 도내 영양실조 환자가 급격히 늘어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콩기름 등 식용유 섭취 부족을 지목했다.

현지 소식통은 “최근 ‘머리가 어지럽고 맥이 없다’며 출근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이들 대부분은 지난 5년간 기름값 급등으로 장기간 식용유 부족을 겪어온 주민들”이라고 전했다.

2026년 2월 현재 평성 옥전시장에서 콩기름 1㎏ 가격은 5만 3300원으로, 2020년 약 1만 원 수준과 비교하면 5배 이상 상승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식용유는 체내 에너지원으로 작용하고, 세포를 보호하며, 뇌를 비롯한 신경계와 호르몬 기능을 원활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다. 따라서 장기간 지방 섭취가 부족할 경우 각종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체내 지방이 부족하면 위장 점막이 제대로 보호되지 못해 음식물이나 위산 자극에 쉽게 손상될 수 있다. 그 결과 위염이나 위벽 손상이 발생하기 쉽고, 영양소 흡수 기능도 저하된다. 이는 설사와 소화불량으로 이어져 만성적인 영양 결핍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지방이 부족할 경우 지용성 비타민인 A·D·E·K의 체내 흡수가 어려워진다. 비타민 A 결핍은 시력 저하와 야맹증을, 비타민 E 부족은 신경계 이상을, 비타민 K 결핍은 상처 회복 지연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식용유 부족은 가계경제와 지역 상권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름은 볶음, 튀김, 부침 등 대부분의 조리에 필수적인 재료이기 때문에, 공급이 불안정할 경우 가정 요리는 물론 외식업과 소규모 식당 운영에도 즉각적인 차질이 발생한다.

특히 최근 가동을 시작한 지방공장과 가공식품 생산 시설에서는 팜유와 콩기름 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식용유는 쌀·옥수수와 함께 주요 에너지원의 한 축을 담당하는 식품인 만큼, 공급 불안정은 곧 식량 위기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

북한의 식용유 부족 현상은 구조적으로 자력갱생 중심의 경제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경지 면적이 제한적인 북한에서 유채·콩 등 기름작물을 대규모로 재배해 자급을 실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실제로 북한은 과거 상당량의 식용유를 중국 등 외부 시장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제재 강화와 무역 축소로 수입이 위축되면서 공급난이 심화되고 있다. 당국이 비(非)경지나 제방, 산지 등에 기름작물을 재배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지만, 생산성과 비용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효율성이란 최소한의 투입으로 최대의 성과를 얻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북한의 식용유 정책은 이러한 기준에서 볼 때 구조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북한 당국이 주민 생활 안정을 강조한다면, 구호성 정책이나 동원 중심 대책에 머무르기보다 수입 구조 개선, 유통 정상화, 가격 안정 등 실질적인 정책 전환을 통해 주민 건강부터 보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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