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가공품 생산 가내 작업반 점점 사라져…일감 교화소로 쏠린다

납기 지연 등 문제로 일감 줄며 가내반 운영 어려워져…구금시설·공장 중심으로 임가공 무역 전환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수출피복공장에서 생산되는 뜨개 모자 임가공품. /사진=데일리NK

북중 간 임가공 무역과 관련해 일반 주민들이 가내 작업반에서 임가공품을 생산하는 방식이 점차 사라지는 추세로 전해졌다. 그 대신 구금시설이나 피복공장 등 기관 단위에서의 임가공품 생산이 확대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5일 복수의 데일리NK 소식통에 따르면, 원자재를 수입한 뒤 북한에서 가공하고 완제품을 다시 중국으로 재수출하는 역외 임가공 무역 과정에서 북한 내 가내 작업반에 할당되는 일감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할 때 절반 이하로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 하반기 역외가공 주문량이 증가하는 듯했으나 북한 무역회사의 단가 인상 요구 및 품질 저하, 납기 지연, 납품 사기 등의 문제가 계속되면서 최근 중국의 사업가들이 북한 무역회사와의 임가공 무역 거래를 줄이려는 분위기고, 이에 북한 내 가내 작업반에 할당되는 일감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본보는 앞서 4일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일부 북한 무역회사들이 납품 기일을 지키지 않고 잠적하면서 완제품을 다른 쪽에 판매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켜 신뢰 하락으로 인한 무역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북중 임가공 무역 ‘적신호’…납기 지연, 연락 두절에 신뢰↓)

임가공 무역에 정통한 북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현재 중국 측의 주문으로 생산하는 것들은 뜨개실로 만든 인형과 모자. 가방, 액세서리, 담요, 방석, 수세미, 장식용 꽃 등”이라며 “이런 것들은 완제품의 단가가 1위안에도 못 미쳐 하루 종일 일을 해도 3위안도 벌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가내 작업반의 일감 자체가 감소한 데다 물류비, 통관비 등의 비용을 제하고 나면 가내 작업반에 노임으로 지급할 수 있는 돈이 거의 남지 않는다”며 “이러다 보니 일반 주민으로 구성된 가내 작업반 형태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대신 신의주 백토교화소를 비롯한 구금시설이나 수출피복공장 등 단가에서 노임을 따로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기관 단위로 임가공 일감이 몰리는 상황이라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무임금 노동이 이뤄지는 구금시설이나 노동력 제공 시간과 상관없이 월급 형태로 임금이 지급되는 공장들을 중심으로 임가공 무역 거래가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임가공 무역 종사자들은 이를 북중 임가공 무역의 구조적 전환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북한 무역회사가 중국의 사업가와 계약을 맺은 뒤 가내 작업반에 일감을 주는 방식은 비용 대비 효율이 높지 않아 자연스럽게 자취를 감출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소식통은 “예전처럼 중국에서 자재를 들여와 가내반에 일감을 나눠주는 구조는 사라질 것 같다”며 “앞으로는 공짜로 노력(노동력)을 사용할 수 있는 교화소나 일당을 따로 줄 필요가 없는 공장 중심의 거래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한편, 북한 구금시설에서 생산되는 임가공품의 질이 워낙 떨어지다 보니 중국인 관리자가 북한에 직접 가서 완제품을 검수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평안북도 소식통은 “이전에는 중국인 관리자가 와서 제품 설명을 해주고, 공정에 대한 시범 교육만 진행했는데 지금은 우리(북한) 쪽에서 완제품을 인도한 이후에 발생하는 품질 분쟁을 줄이기 위해 중국인 관리자가 직접 와서 들여다보기도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