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대중국 수출품 1위가 가발·인조 속눈썹일 정도로 북중 공식무역에서 임가공 비중이 큰 가운데, 최근 북한 무역회사들의 임가공품 납품 지연과 연락 두절에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전언이 나왔다.
4일 중국 현지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에서 원재료를 받아 가발을 가공한 후 완제품으로 중국에 역수출하는 북한의 무역회사가 지난달 초 납기일을 지키지 않고 연락을 끊은 뒤 잠적했다.
이후로도 한 달 가까이 북한 무역회사 관계자와 연락이 되지 않으면서 완제품을 받기로 했던 중국인 사업가는 북한 측이 제품을 임의로 처분해 부당 이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측이 약속한 기일 내 완제품을 보내지 않고 연락까지 끊으면서 이 중국인 사업가는 10만 위안(한화 약 2100만원)에 달하는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조선(북한) 쪽에서 저품질의 완제품을 보내거나, 납기일을 지키지 않거나, 완제품을 다른 경로로 판매하는 일이 지난해 말부터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중순에도 중국에서 전자 부품을 수입한 뒤 북한에서 조립하고 이를 다시 중국에 역수출하는 소규모 북한 무역회사가 계약한 중국인 사업가에게 제품을 납품하지 않고 잠적하는 일이 발생했다는 전언이다.
중국인 사업가는 해당 북한 무역회사 관계자와 연락하기 위해 북한 보위부에 이 같은 내용을 신고하고 관련자 처벌을 요청했으나 수사에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과거에도 종종 이 같은 일이 벌어진 바 있고 그때마다 중국인 사업가들은 북한 보위부에 이런 피해 사례를 신고했지만, 관련자 처벌이 이뤄지거나 재발 방지 대책이 나온 적은 없었다.
북한 무역회사는 당초 계약한 중국인 사업가가 아닌 다른 중국인 사업가에게 완제품을 넘기거나 동남아 등 제3의 국가로 완제품을 수출해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하면 북한 무역회사는 최소 3배 이상의 이윤을 남길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북한 무역회사들은 이것이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며, 더 이상 거래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해 이 같은 일을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북한 무역회사들의 행각이 잇따르면서 북중 간 민간 무역 거래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 측과 거래할 때 반드시 권력기관 소속의 대형 무역회사들과 거래해야 하고, 수년간 거래를 지속해 오면서 신뢰가 쌓이지 않은 상태라면 섣불리 계약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중국인 사업가들 사이에 더 깊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중국인 사업가들은 다시는 북한과 거래하지 않겠다며 아예 사업 중단을 선언하고 동남아의 다른 역외가공 업체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소식통은 “조선의 작은 무역회사들은 규정도 법도 없이 주먹구구로 무역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다 보니 이런 피해들이 계속 발생하고 조선 정부도 이런 문제에 나 몰라라 하니 조선과의 무역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을 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