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밖 북한] 대한민국 대통령과 국방부는 누구를 대표하는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지난 1월 4일 국경 대공 감시 근무를 수행하던 우리 구분대들은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하도리 일대 상공에서 북쪽방향으로 이동하는 공중 목표를 포착하고 추적하였으며 우리측 영공 8㎞계선까지 전술적으로 침입시킨 다음 특수한 전자전자산들로 공격하여 개성시 개풍구역 묵산리 101.5고지로부터 1200m 떨어진 지점에 강제추락시켰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추락한 무인기 잔해.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쏘아 올린 무인기 관련 성명과 담화가 또 한 번 대한민국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1월 10일 6시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이 나온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우리 군에서 보유하고 있는 게 아니라고 서둘러 발표했다. 군의 무기체계에 대한 기밀을 누설한 행위다.

다음날, 김여정의 담화는 더 가관이다. “서울의 현 당국자들은 이전 《윤망나니》정권이 저지른 평양무인기 침입사건을 남의 일을 평하듯 할 자격이 없다”라고 까지 표현했다. 그러자 이번엔 국가안보실이 나섰다. 군경합동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결과를 신속하게 공개할 것이라면서 북한을 도발하거나 자극할 의도가 없다고 다시금 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중대범죄를 운운하며 민간을 향해 칼날을 겨누었다. 적국의 일방적 주장에 자국민을 범죄자로 몰며 엄중수사를 지시한 것이다. 무인기 침투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의연히 대처하지 못하고, 북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것에 급급한 모습이다.

“윤가가 저질렀든 리가가 저질렀든 우리에게 있어서는 꼭같이 한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신성불가침의 주권에 대한 엄중한 도발로 된다”라는 김여정 담화 내용을 보면 북한의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김정은이 주장한 적대적 두 국가에 따라 한국과 교류 협력을 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남한 길들이기를 하는 것이다.

담화가 발표된 시기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 작년 9월과 올해 1월에 발생한 일을 동시에 언급한 것은 현 정권의 대북정책이 자신들의 요구 수준에 맞지 않는다는 불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즉 윤석열 정부 때와는 달리 현 정부가 평화공존을 말하고 있지만, 북한의 요구는 그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통일부 해체, 국가보안법 폐지는 물론 주한미군 철수까지 이루어지면 그때가 되어서야 정상회담 정도 할 수 있다는 의도가 있다. 물론 그것도 현 정권이 그토록 바라는 남북정상회담이 아닌 두 국가에 기초한 ‘조한정상회담’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지금 시점에서 현 정부가 말하는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은 그야말로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공허한 정치적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에 따라 북한 당국은 현재 남북 간 긴장 완화가 아닌 군사적 대립에 의한 내부 결속에 더욱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의 주장대로 무인기가 침투했다는 1월 4일은 대통령이 중국까지 날아가 시진핑에게 남북대화 중재를 요청한 날이다. 북한으로서는 중국의 어설픈 중재나 개입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

분명 북한이 호응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우리 정부가 지속적으로 평화를 강조한다는 것은 너무 속 보이는 꼼수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분단을 이용하는 건 남북의 지도자가 공이 가진 자질인 것 같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영원한 것은 절대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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