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밖 북한] 탈북민은 일반국민이 아닌가

남북하나재단. /사진=연합뉴스

최근 남북하나재단이 주최하는 ‘사회통합 사례 발표대회’ 공고를 보면서 적잖이 놀랐다. 참가 대상을 구분하면서 ‘북향민’과 ‘일반국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우선 ‘북향민’이라는 용어부터 논란의 여지가 적지 않다. 현재 법률상 공식 용어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북한이탈주민’이며, 일반적으로도 ‘탈북민’이라는 표현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반면 ‘북향민’은 아직 사회적 합의나 법적 근거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용어다. 일부에서는 ‘탈북’이라는 표현이 부정적 뉘앙스를 담고 있다며 대체 용어를 제안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자유를 향한 선택과 탈출의 역사적 의미를 희석시킨다는 비판도 제기한다. 따라서 ‘북향민’이라는 용어 자체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하게 다가온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일반국민’이라는 표현이다. 공고문은 ‘북향민’과 ‘일반국민’을 나란히 배치했다. 언뜻 보면 단순한 분류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언어는 생각을 만들고, 생각은 다시 사회적 인식을 형성한다. 그런 점에서 ‘일반국민’이라는 표현은 무의식적으로 “탈북민은 일반국민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내포하게 된다.

그렇다면 탈북민은 누구인가. 이들은 대한민국 헌법의 보호를 받는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남북하나재단 역시 바로 이러한 국민의 안정적인 정착과 사회통합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그렇다면 사회통합을 논하는 자리에서 탈북민을 ‘일반국민’과 대비되는 집단으로 구분하는 것은 분명 모순적이다.

만약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면서 ‘장애인과 일반국민’이라고 표현한다면 어떨까. 혹은 이주배경 청소년과 다른 학생들을 구분하며 ‘이주배경 학생과 일반학생’이라고 부른다면 어떨까. 많은 사람이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특정 집단을 ‘일반’의 반대편에 위치시키는 순간, 그들은 공동체의 동등한 구성원이 아니라 예외적 존재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러한 표현이 사용된 곳은 일반 기관이 아니라 사회통합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사회통합은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그런데 출발점부터 ‘북향민’과 ‘일반국민’을 구분한다면, 통합보다는 오히려 또 다른 경계와 갈등을 만들어낼 우려가 있다.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에 정착한 지도 어느덧 30년이 넘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탈북민 출신 공무원과 교사, 기업인, 대학 교수는 물론 국회의원까지 존재한다. 이들은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서 함께 살아가며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사회통합은 거창한 정책이나 제도에서만 시작되지 않는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단어 하나, 표현 하나가 사회통합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사업이라 하더라도 언어 속에 무의식적인 배제와 차별이 담겨 있다면 그 취지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탈북민은 ‘일반국민’이라는 범주 밖에 존재하는 별개의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대한민국 국민이며, 우리와 함께 사회를 이루어가는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사회통합을 말하는 기관이라면 누구보다 먼저 그 사실을 언어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사회통합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보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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