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중 후 ‘북중기술합작센터’ 설립…기술협력 탈 쓴 외화벌이

노동당 전문부서와 정찰정보총국이 주도…텐진·상하이·단둥에 파견된 선발대, 중국 기업과 계약 시도

/이미지=구글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Gemini)

지난달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 직후 북한 당국이 ‘조중(북중)기술합작센터’를 설립하고 최근 중국 주요 도시에 IT 인력 선발대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협력이라는 외피를 씌워 사실상 외화벌이를 확대하려는 꼼수로 풀이된다.

24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은 “원수님(김 위원장) 중국 방문 직후 노동당 산하 전문부서와 정찰정보총국에 조중기술합작센터 설립 방침이 내려왔다”며 “여기에 중국 근무 경험이 있는 연구사들과 새로 선발된 젊은 콤퓨터(컴퓨터) 프로그람(프로그램) 기술자들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외형상으로는 북중 간 기술협력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사실상 이는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 내부 소식통은 “명목상 기술협력이지만 실제 목적은 외화벌이에 있다”며 “기술 개발 명목의 수익 창출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센터의 핵심 임무는 중국 현지 기업과 협력해 소프트웨어나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이라는 게 이 소식통의 말이다.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도 “지난 17일부터 19일 사이 텐진, 상하이, 단둥에 조선(북한)의 선발대가 각각 파견돼 현지 기업과 접촉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선발대는 현지 중소 IT기업과 프로젝트 단위의 계약을 체결하려 하고 있으며, 계약금은 암호화된 방식으로 북한으로 송금된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노동자 직접 파견형 외화벌이에 차질이 빚어지자, 최근에는 기술협력 명목으로 IT 인력을 파견하고 실제로는 현지 기업과 계약을 맺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조중기술합작센터 설립도 제재 회피 전략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사실상 IT 인력 송출을 통한 외화 확보 시도로 분석된다.

과거에는 개인 단위로 IT 인력을 파견했다면 이번에는 ‘북중기술합작센터’라는 기관을 앞세우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노동당 전문부서와 군 정찰정보총국이 전면에 나서 센터 설립에 관여한 것이 눈에 띈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정찰정보총국, 위성·사이버 정보까지 통합한 ‘정보전 지휘탑’)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방중 직후 합작센터를 승인한 것은 기술협력을 ‘제재 회피의 실험장’으로 삼으려는 사전 정지(整地) 작업으로 보인다”며 “특히 노동당과 정찰정보총국이 전면에 나섰다는 것은 제재 속에서도 안정적인 외화벌이 경로를 확보하고 이를 제도화하겠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합작센터 설립은 시작 단계에 있고 내년에는 기술자들이 기술협력 명목으로 중국에 대거 파견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에서는 향후 정보 기술 부문이 외화벌이의 핵심 산업으로 크게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北 IT 인력 中 단둥에 대거 파견…외화벌이 본격화하나)

이렇듯 외화 확보를 위한 북한의 IT 인력 활용 방식이 점차 정교해지고 있다. 특히 기술협력 분야는 제재 감시망이 미치기 어려운 영역인 만큼 국제사회의 감시와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