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차례 뭉개진 신소 결국 중앙당이 접수해 검열 구루빠 파견

은파군 적성목화농장에 당 규율조사부 검열 성원 20여 명 내려와 내부 비리·신소 묵살 파악 나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4년 11월 6일 지방공업공장들에 원료를 제때에 실어들이기 위한 조직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황해북도 은파군 소재 농장의 한 농장원이 군(郡)·도(道) 당위원회에 올려보낸 신소 편지가 10여 차례 뭉개진 끝에 결국 중앙당에 닿게 되면서 중앙당 규율조사부가 검열 구루빠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에 “은파군 적성목화농장의 농장원이 군당과 도당에 올려보낸 1건의 신소 편지가 13차례나 묵살됐는데, 결국에는 중앙에 신소 편지를 올리면서 당 규율조사부가 직접 나서 검열 구루빠를 급파했다”고 전했다.

농장원이 올린 신소 편지는 적성목화농장의 생산계획과 관련한 내부 비리 제보였는데, 군당과 도당은 어느 농장에서나 있을 수 있는 흔한 일로 보고 사건화하지 않았다고 한다.

농장원은 무려 10차례가 넘게 신소 편지를 올렸으나 전부 뭉개지자 이에 화가 나 중앙당에 신소 편지를 올리게 됐고, 마침내 중앙당에서 신소를 접수해 농장이 대대적인 검열을 받게 됐다는 전언이다.

실제 20여 명으로 구성된 검열 구루빠는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한 주간 적성목화농장에 내려와 검열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전례 없는 규모의 중앙당 구루빠가 급파되자 도당과 군당, 그리고 적성목화농장은 삽시에 긴장감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농장에 내려온 구루빠는 신소 편지 내용대로 적성목화농장의 생산계획과 관련한 비리가 있는지를 살폈다. 그리고 적성목화농장 관리위원회 부위원장, 군당 및 군 농업경영위원회 간부 등이 농장의 생산계획 허위 보고를 공모한 정황을 포착했다.

소식통은 “농장은 실제 8월 목화 생산량을 더 부풀려 보고하면서 일부 분량을 ‘창고 내 보류’로 서류 처리했는데, 구루빠가 창고를 열어 보니 빈 포대들만 가득 쌓여 있었다”며 “더 심각한 것은 생산량의 일부가 농장 내 간부 가족이 운영하는 ‘가내 직공소’로 흘러 들어간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구루빠의 최종 검열 보고서에는 농장 간부의 문건 조작과 부정 축재 문제가 적시됐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구루빠는 신소 편지가 계속해서 뭉개진 원인 파악에도 나섰다. 10여 건의 신소 편지는 모두 동일하게 ‘사소한 착오로 인정됨. 조사 필요 없음’으로 처리돼 있었는데, 구루빠는 이를 단순 행정착오가 아닌 조직적 은폐로 판단했다.

이 같은 내용 역시 최종 검열 보고서에 담겼으며, 이 보고서를 받아 든 중앙당 규율조사부는 대책적인 문제들을 처리하기 위해 구루빠의 일부 인원만 현지에 남기고 나머지는 철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