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통일부는 남북대화와 교류협력 기능을 전면 복원하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정부조직법상 통일부의 핵심기능 복원·정상화’를 목표로 추진됐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통일부의 조직개편을 보면 대한민국 행정부인지 북한 조선노동당 조직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다.
먼저 김정은이 주장한 적대적 두 국가에 기조를 같이 하듯 평화적 두 국가를 주장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남북이 아닌 조선과 대한민국이라는 반헌법적 주장을 하면서 정작 통일부장관직을 맡고 있다. 너무나 이율배반적이고 모순적인 행태이지 않은가.
둘째, 통일부의 고유업무가 대화와 교류라면서 통일부를 정상화하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그 이전에 통일부는 비정상적이었던가. 더욱 문제는 통일부의 고유업무가 대화와 교류라면 분명 북한을 상대해야 하는데, 정작 탈북민 업무는 손에 꼭 쥐고 놓지 않는다. 탈북민 업무를 관장하면서 북한과 대화, 교류를 하는 게 과연 정상적인가.
셋째, 북한인권 관련 부서를 모두 폐지하고 대부분의 부서에 평화라는 이름을 달았다. 심지어 평화경제 제재대응과도 있는데, 대북제재를 왜 누가 하는지 정녕 잊었던가. 제재대응은 북한 노동당에서 지금도 하고 있지 않을까?
넷째, 국립 통일교육원을 평화통일민주교육원으로 바꾼다고 한다. 한마디로 민주시민교육이 다시 통일교육을 덮어버렸다.
다섯째, 지난 정권에서 추진하던 북한인권센터를 한반도평화경제협력센터로 바꾼다고 한다. 그토록 자신들이 정권 변동과 관계없이 이전에 체결된 협정이나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자 하더니 여야 합의에 따라 추진된 북한인권센터를 없애려고 한다.
여섯째, 평화공존을 강조하며 장관 직속 한반도정책경청단을 신설한다고 한다. 한반도정책경청단은 평화공존과와 2팀(민간참여팀, 사회적대화팀)으로 구성돼 평화공존 제도화, 남북교류협력·평화 분위기를 확산하는 업무라고 한다. 하나만 물어보자. 과연 지금 북한 주민이 평화로운가? 불과 며칠 전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을 기념한다며 수십만의 주민을 동원하고, 인권유린과 아동착취의 상징인 대집단체조를 개최함은 물론 열병식에서 한국을 적대국으로 지칭했다. 수만명의 청년들이 횃불을 들고 행진하며 새겨넣은 글귀는 김정은 결사옹위였다. 그러한 집단과 평화공존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일곱째, 아직도 우리 국민들이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데 납북자 관련 업무를 이산가족납북자과라는 이름으로 통합했다. 이산가족과 납북자가 어찌 같은 사안이란 말인가.
종합적으로 이 정부는 평화경제, 평화공존, 대화협력을 주장하지만, 현재 김정은이 적대적 두 국가를 제시한 이상 민간단체의 교류협력은 물론 정부 간 대화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분명 이러한 상황을 모르지 않을진대 이렇게 평화를 운운하는 것은 그야말로 진정성이 없는, 그저 국내 정치용으로 남북관계를 악용하는 것이다.
더욱이 그토록 대화협력, 평화공존을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비핵화를 또 말하고 있다. 김정은이 핵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는데, 김정은과 비핵화를 논의하면서 대화와 협력을 이끌어내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현 정부가 말하는 평화는 자신들의 정치적 잇속만을 고려한 국내 정치로 이용하는 수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어느 영화의 한 대사처럼, “분단국가 국민은 분단 그 자체가 아니라 분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자들 때문에 더 고통받는다”라는 말을 절실히 실감하는 날들이다. 정녕 저 북녘의 사람들이 제발 살려달라고 부르짖는 절규가 들리지 않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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