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포커스] 北 TV의 김정은 방중 기록영화, 김주애 관련 분석

2025년 9월 2일 김정은, 전승절 행사 참석 위해 베이징 도착…주애 동행/노동신문 9월 3일 보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동지께서 2일 오후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전승절) 80돌(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시기 위해 전용열차로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딸 주애도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하루 만에 보도한 김정은의 방중 기록영화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이 귀국한 지 하루 만에 50분 가까운 길이에 기록영화를 보도했다.

이 영상은 김정은이 평양을 출발(9.1)할 때부터 해서 평양에 도착(9.5)할 때까지의 중국방문 모든 일정을 담아냈다. 특이점은 김주애에 대해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름을 거명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김주애를 가리키는 호칭들도 전혀 나오지 않았다.

김주애의 행보에 대해서는 단 세 차례만 내보냈다. 중국 북경에 도착했을 때와 북경대사관에 방문할 때, 그리고 평양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과 평양역 도착할 때 기차에서 내리는 장면이다.

화면에 나온 장면은 네 번이다. 그런데, 김주애가 나오는 장면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남한 언론들은 김주애가 김정은 따라서 중국을 방문하는 자체만 보고 김주애의 후계자 공식화 및 외교무대를 통한 후계자 신고식이라고 경쟁하듯 앞다퉈 보도를 했다. 그런데, 기록영화에서는 북경에 도착했을 때, 화면에 잡혔을 뿐 그 이후 중국에서 진행된 모든 북한의 공식 행사에서 김주애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엄청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는데, 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기록영화를 보면 거의 모두 해소된다.

북경역 도착 당시, 기록영화가 담고 있는 김주애의 모습

먼저, 중국 북경에 도착하는 장면에서이다. 김정은 뒤를 따라 김주애가 내렸다. 김주애의 표정과 움직임을 보면, 상당히 뻘쭘해하고 있었다. 환영하러 온 중국 관료들을 봐도 김주애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듯 눈길을 주지 않았다. 꽃다발도 하나만 준비해서 김정은에게만 주었다.

그래서 그런지, 김주애는 더 뒤로 물러나 걸으면서 무표정한 얼굴과 어색한 몸짓으로 김정은의 뒤를 묵묵하게 따르며 중국 관료들 시야에서 벗어났다. 김정은이 차를 탈 때, 옆 좌석에 타기는 했다.

김주애에 대한 중국 관료들의 무반응에 대해 언론들은 중국이 김주애의 후계자 신고식을 안 받아들인 것이라고 보도들을 했었는데, 그것이 아님을 북한대사관 안에서의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김정은은 북경역에서 곧장 북한대사관으로 향했고, 기록영화는 북한대사관에 차가 들어가는 장면부터 해서 대사관 직원들이 환영하는 장면을 담고 있었다.

북한대사관 성원들의 김주애에 대한 태도: 김주애가 후계자 신분이 아니라는 결정적 장면

차가 북한대사관에 도착하고 김정은이 먼저 내리고, 뒤따라 내린 김주애도 김정은을 뒤따랐다. 이때 북한대사관 성원들이 김정은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깍듯하게 인사를 한다. 그런데, 충격적인 장면이 나온다. 김주애에게는 인사를 안 할 뿐만 아니라 시선도 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한 명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두 그랬다. 김주애가 후계자 신분이라면 도무지 일어 날 수 없는 상황이다. 기록영화는 곧바로 조용원(당 조직비서)과 김덕훈(당 경제비서)이 대사관 성원들과 악수하며 격려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만일, 김주애가 인사를 받았다면 그것은 더 큰 문제이다. 기록영화가 그 장면을 의도적으로 내보내지 않은 것이 되기 때문이다. 김주애가 후계자 신분이라면 도무지 발생할 수 없는 일이다.

또 하나 이상한 점은 북한대사관에서 꽃다발을 두 개 준비했는데, 김정은이 하나를 받는 장면은 분명히 나온다, 그런데, 다른 하나를 전달하는 장면은 없었다. 여기서 기록영화가 이 장면을 편집했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편집했다면 김주애가 받는 장면을 삭제한 것이다. 의도성이 짙지 않은가. 이런 측면에서 김주애가 인사를 받는 것도 편집될 확률이 높다. 그런데, 북한대사가 김정은에게 깍듯이 인사했던 장면은 자연스럽게 김주애에게 인사를 안 하고 눈길을 주지 않은 장면으로 이어진다. 편집한 흔적이 안 보인다. 어떻든 편집 유무와 상관없이 둘 다 김주애가 후계자의 위치가 아니라는 사실을 결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5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연회장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김주애

김주애는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에도 참여하지 않았던 것 같다. 김주애가 후계자 신분이었다면, 그도 천안문 망루 위에 올라가야 했다. 망루 위에는 각국 정상들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올라가 있었다. 열병식 마치고 김정은과 북한 관계자들이 빠져나오는 장면이 있었는데, 김주애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열병식 행사 후, 김정은은 초대회장(연회장)으로 갔다. 김정은을 비롯해 북한 관계자들이 총출동했다. 이 연회장에는 외국에서 방문한 사람들은 다 초대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상당히 넓은 공간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장면이 그대로 화면에 잡혔다. 그런데, 여기서도 김주애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김주애는 왜, 연회장에도 나오지 않은 것인가. 후계자 신분이라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 여기서 김주애의 첫 외교무대라고 하는 평가들은 무색해진다.

김정은이 연회장을 빠져 나오는 장면에서 김주애가 참석하지 않은 것이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기록영화는 김정은 뿐만 아니라 참석했던 북한 관계자들의 면면을 다 영상에 담았다. 기록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김주애만 빠진 것이다. 김정은이 푸틴의 전용차를 타는 장면에서는 김여정이 같이 타는 것이 나왔다.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 장면을 보더라도 김주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언론들은 김주애의 후계자 신고식을 중국이 거부해서 김주애가 조용히 있었다고 평가들을 했는데, 그러면, 북러 정상회담장에는 참석해도 되는 것 아닌가. 후계자 신분으로 왔다면 말이다. 이 정상회담에서 푸틴은 다시 한번 북한 병력의 러시아 파병에 고마움을 표했고, 김정은은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북러정상회담을 마치고 나오는 장면은 확실히 김주애가 참석하지 않은 것을 다시 확인시켜주고 있다.

다음은 북중정상회담 장면을 보자. 여기에도 북한 관계자들이 총출동을 했다. 여기서 시진핑은 김정은을 최대한 끌어당기려고 당근을 많이 제시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데 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필자는 판단한다.

북중정상회담이 끝나고 만찬이 진행되는 장면이 나왔는데, 김정은을 비롯해 북한 관료들을 모두 여기서 저녁을 먹은 것이다. 여기까지 볼 때, 이번 중국 방문에서 김주애의 존재감은 거의 없었다. 북한에서 보여주던 그의 위상은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많은 언론은 김주애가 중국에 도착한 이후 북한대사관에 머물며 두문불출했다고 보도를 하기도 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5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왔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의 의도적인 김주애 가리기: 북경역 도착할 때 노출된 장면에서

만찬을 마치고 김정은은 곧장 귀국을 위해 북경역으로 향했다. 김정은의 차가 북경역에 도착하고 김정은이 차에서 내려 중국 관료들에게 환송을 받는 장면이 자세히 보도되었다. 그런데, 그 무렵 매우 이상한 장면이 포착되었다. 한참 뒤쪽으로 여러 대의 승용차가 도착하는 장면이 노출된 것이다.

귀국 시, 북경역에서 김주애의 모습이 전혀 잡히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뒤쪽에 보이던 차에 탔던 것으로 보인다. 첫날, 북경역에 도착했을 때는 김주애 모습을 내보냈던 북한이 왜, 출발할 때는 김주애를 노출시키지 않았던 것인가. 당연히,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김정은은 이런 지시를 내렸는가.

그동안 김정은은 ‘김주애 효과’를 톡톡히 받아왔다. 김주애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은 기대 이상으로 잘 통했고 김정은이 절대적 권력을 확보하는 데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반대로, 김주애의 노출이 오히려 역효과가 날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김정은의 전략적 판단은 김주애가 후계자 신분이 아닐 때만 가능하다.

기록영화에서 전혀 나타나지 않은 김주애 위상

김정은의 전용열차가 북경역을 출발한 장면이 나온 후 기록영화는 열차 안 분위기를 담았는데, 거기에서 김주애가 다시 등장했다. 그런데, 영상이 아니라 사진을 넣은 이미지였다. 김주애가 김정은 옆에 서서 창밖을 내다보는 사진이다. 이 사진은 왠지, 김주애를 후계자가 아닌 딸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키는 듯했다. 이 사진이 나오고 곧바로 평양역에 도착한 사진이 나왔고 거기에도 김주애 모습이 담겨있었다. 이 장면을 마지막으로 기록영화는 끝난다.

어떠한가. 기록영화만 볼 때, 김주애가 후계자 신분으로 느껴지는가. 필자는 정반대의 느낌만 강하게 받았다. 이처럼, 기록영화는 김주애가 후계자 신분이 아니라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며 강변하는 듯했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보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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