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북한 영변 핵물질 생산 활동과 최근 시설 공사 정황

지난해 9월 김정은이 고농축우라늄(HEU) 제조 핵심시설을 전격 방문, “핵 무력을 강화할 것”를 선언했고, 시설이 외부에 최초로 공개되면서 국제사회로부터 우려와 함께 집중 조명을 받은 적이 있다. 이후 북한이 무기급 핵물질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영변에서 핵물질을 생산하고 시설을 개선하는 등 최근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원자로 및 경수로가 가동되면서 냉각수가 구룡강으로 배출되고 있고, 열적외선 영상에서는 핵물질을 생산하는 시설이 고열을 내며 활발히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신규 우라늄 농축시설로 보이는 대형 건물이 영변에 건설되고 있으며, 낡고 노후화된 50MWe 구형 원자로는 해체 중인 정황도 포착됐다.

영변 핵 단지에서 펌프장을 통해 구룡강으로 냉각수가 배출되고 있다. 원자로와 경수로가 모두 가동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구글어스

평안북도 영변 핵 단지 내 원자로와 경수로의 가동 여부는 냉각수 배출 여부로 주로 판단한다. 핵연료봉을 태워서 원자로(Reactors)를 가동할 때 열이 나는데, 구룡강 물을 끌어다가 고열을 식히고 이 물은 다시 펌프장을 통해서 구룡강으로 배출된다. 펌프장에서 배출되는 냉각수는 강변에서 흰 포말 형태로 식별된다. 포말은 크기가 작아서 위성사진 이미지를 확대해서 봐야 한다. 펌프장은 원자로와 경수로에 하나씩 연결돼서 강변에 2동이 설치돼 있다. 쓰고 남은 핵연료봉은 폐연료봉이라고 해서 저장고에 보관해 두고, 나중에 직선 19㎞ 거리에 있는 방사화학실험실로 옮겨져서 재처리 과정을 거쳐 플루토늄 핵물질을 추출하는 데 사용된다. 지난 6월 초 촬영된 고해상 위성사진에서는 2곳 펌프장을 통해서 구룡강에 흰 포말의 냉각수가 배출되고 있으며, 이에 원자로와 경수로가 모두 가동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열적외선 위성영상으로 분석한 결과, 영변에서 방사화학실험실과 우라늄농축시설이 고열을 내며 활발히 가동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핵물질 생산 활동이 한창인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Landsat-9 TIR 분석

7월 중순에 촬영된 미국 지구관측위성 랜샛-9호의 열적외선 이미지로 영변 핵 단지 일대를 살펴봤다. 분석한 결과, 당일 영변 지표 기온은 평균 24도에 최저 18도, 최고 31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방사화학실험실과 우라늄농축공장이 30도 이상의 고열(붉은색~적갈색)을 내면서 두 시설 모두 가동 중인 것으로 분석됐고, 핵물질(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 생산이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 방사화학실험실에 전기를 공급하는 화력발전소는 옅은 보라색을 띠며 가동하는 것으로 분석됐고, 25MWe 실험용 경수로도 27도 고열(보라색)을 내며 가동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25MWe 실험용 경수로는 2010년대에 새로 건설된 것으로 북한이 2023년 10월경부터 가동(운전)하기 시작했으며, 5MWe 기존 원자로보다 5배 출력의 전기를 생산한다. 5MWe의 원자로는 1980년대 중반에 건설된 것이고, 시설이 낡고 노후화가 심화돼서 운영이 비정기적이거나 효율이 저하된 것으로 평가된다.

영변 시설 내에 우라늄농축시설로 보이는 건물이 새로 들어섰고, 구형의 50MWe 원자로는 해체되고 있다. /사진=구글어스

방사화학실험실과 50MWe 구형 원자로 사이의 부지에는 새로운 건물(청색 지붕)이 들어섰다. 가로 122m, 세로 50m 크기이며, 축구장에 버금가는 규모의 대형 건물이다. 외관은 완공된 것으로 보이나, 내부 시설과 건물의 용도는 확인되지 않는다. 담장 및 주변 시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에 따르면, 신규 건물은 남포시 강선에 있는 것과 유사한 것으로 북한이 우라늄 고농축처리 공장을 강선에 이어 영변에 추가로 짓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청색 건물 북쪽 400여m 거리에는 짓다 만 구형의 50MWe 원자로가 있는데 최근 시설이 해체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형 원자로는 완공되지 않은 상태로 방치되던 건물이다. 50MWe 원자로는 1980년대 중반에 건설이 시작됐던 것이다. 이후, 1994년 미국과 북한 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뤄진 ‘핵확산 금지 및 비핵화’ 합의에 따라 건설이 중단됐고, 장기간 폐허 상태로 방치됐었다. 2021년경부터 일부 구조물과 보조 시설 해체가 진행됐는데, 본격 철거 정황이 최근 위성사진에 포착된 것이다.

이번에 북한이 구형의 50MWe 원자로를 해체하는 것은 구조물을 분해해서 일부 자재를 회수, 재활용을 염두에 둔 것이거나 부지를 다른 용도로 전환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정확한 시설 용도와 북한의 의도를 알기 위해서는 위성사진 자료를 통해서 건물 공사와 구형 원자로 해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2023년 기준 80~90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2040년까지 연간 17기 정도씩 생산이 가능한 기반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