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라선특별시에 8월 31일 저녁부터 9월 1일 새벽까지 집중호우가 발생했으나, 북한 당국은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라선지역의 호우와 침수 피해 상황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광학 위성인 센티넬-2A와 구름·비의 영향을 덜 받는 전천후 SAR 위성인 센티넬-1C 자료를 함께 활용해서 분석했다. 9월 1일 선봉 일대에서는 용수호와 웅기천 주변 농경지 약 64.2ha와 도로 1.1㎞가 침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호우 4일 후인 9월 5일에도 약 30ha의 흙탕물 침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물은 빠졌지만, 일부 농경지는 여전히 침수된 상태임을 보여준다. 인근 선봉화력발전소와 승리화학연합기업소에서는 뚜렷한 침수 피해는 확인되지 않는다.
해마다 8~9월이면 찾아오는 태풍은 북한의 대표적인 수해 요인이지만, 올해는 9월 초 현재까지 태풍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 그러나 북한은 산이 많고 산림이 훼손된 지역이 많아 집중호우가 내리면 빗물이 빠르게 하천으로 흘러든다. 하천 주변의 낮은 지역에는 농경지와 마을이 많고, 제방과 배수시설도 충분하지 않아 침수 피해가 커지기 쉽다. 라선지역 위성영상에서도 집중호우로 하천과 저지대의 물이 증가하면서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집중호우 피해 상황

SAR 위성영상을 분석한 결과, 9월 1일 라선특별시 선봉 일대에서 상당한 규모의 침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다. 영상에서 용수호 주변과 웅기천을 따라 주변 농경지와 낮은 지대가 평소와 다른 어두운 색상으로 나타났다. 침수지역을 분석한 결과 약 64.2ha가 물에 잠긴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침수지역이 용수호 주변에 집중되어 있어 집중호우로 유입된 물이 호수와 하천 주변의 낮은 지역까지 퍼진 것으로 보인다. 도로 1.1㎞ 구간도 침수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침수로 선봉화력발전소와 송평동 인근까지 이어지는 지역의 수해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만 현재 영상만으로 발전소 자체가 침수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주변 저지대와 농경지가 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SAR 영상은 구름이 많은 호우 직후에도 지표의 물 분포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호우 이전 영상과 비교하면 침수로 새롭게 생긴 물 영역을 보다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후속 광학 위성영상으로 물이 빠지는 과정과 추가 피해 여부를 아래와 같이 확인해 봤다.

광학 위성영상으로 9월 5일 라선시 선봉 일대의 호우 발생 4일 후 상황을 살펴보면, 용수호 주변에 넓은 침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용수호 남서쪽과 웅기천 주변의 농경지가 넓은 흙탕물의 갈색 영역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약 30ha의 농경지가 여전히 침수된 것으로 파악된다. 9월 1일 호우 당일 SAR 영상에서 확인된 약 64.2ha의 침수지역과 비교하면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물이 빠지면서 침수 면적이 상당 부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호우가 끝난 지 4일이 지난 시점에서도 약 30ha의 침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피해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침수지역은 용수호와 웅기천 주변의 낮은 농경지에 집중되어 있다. 인근의 선봉화력발전소와 송평동 주변에서는 침수 여부가 추가로 확인되지는 않는다. SAR 영상과 달리 광학 영상은 물에 잠긴 지역뿐만 아니라 침수로 흙이 드러나거나 농작물이 훼손된 지역도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침수 면적이 감소한 것은 물은 빠졌지만, 농경지에는 여전히 많은 구역에서 흙탕물에 잠기는 피해가 지속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태풍이나 집중호우에 취약한 이유
해마다 8~9월이면 찾아오는 불청객인 태풍은 북한에 큰 피해를 주는 주요 자연재해 가운데 하나다. 특히 태풍이 북상하면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리면서 농경지와 주거지역이 물에 잠기고 도로와 철도 등이 끊기는 피해가 반복돼 왔다. 다행히 올해는 9월 초 현재까지 태풍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 태풍이 아니더라도 이번처럼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북한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나타날 수 있어 8~9월에는 수해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요구된다.
북한이 태풍이나 집중호우에 취약한 것은 산이 많고 산림이 훼손된 곳이 많아 빗물이 빠르게 하천으로 흘러내리는 데다, 하천 주변의 낮은 지역에 농경지와 마을이 많이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제방과 배수시설 등 수해를 막는 시설이 충분하지 않거나 낡고 오래돼서 집중호우를 견뎌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많은 비가 내리면 산에서 내려온 물이 하천으로 빠르게 몰리고, 하천이 넘치면서 농경지와 마을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한다. 특히 북한은 농경지가 하천과 저수지 주변 평야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 침수 피해가 곧바로 농작물 피해와 식량 생산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서 우려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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