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정론] 김정은 MBTI: 재기발랄한 활동가(ENFP)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인민군 훈련일꾼(간부)대회 강습체계 안에서 진행되는 병종별 전술종합훈련을 참관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대한민국의 5월이 6·3 대통령 선거 열기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선 후보자들에 대한 성격 유형 관련 보도가 눈에 들어온다. 필자의 관심은 당연히 북한 문제로 연결되었다. 그렇다면 김정은은 어떤 유형일까?

MBTI 유형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MZ세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성격유형검사이다. ①(태도)외향성↔내향성 ②(정보수집)감각형↔직관형 ③(의사결정)사고형↔감정형 ④(대처방식)판단형↔인식형의 4가지 범주 조합을 통해 성격을 16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대통령 후보 성격 유형 관련 언론 보도

국민의힘 6·3 대통령 선거 경선 토론에 참석한 김문수·한동훈·안철수·유정복 후보는 자신의 MBTI를 ‘ENTJ(대담한 통솔자)’라고 소개했다. 홍준표 후보는 ‘ESTJ(엄격한 관리자)’, 나경원·양향자 후보는 ‘ENFJ(정의로운 사회운동가)’, 이철우 후보는 ‘ESFJ(사교적인 외교관)’라고 밝혔다.

8명 모두가 외향성(E)과 판단형(J)을 자신의 성격으로 지목했는데, 국가 최고지도자 덕목에 이 2가지 유형이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말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지만 성격은 딱 부러지게 구분할 수 없는 것이고, 사회활동 과정에서 후천적으로 체득되었을 가능성도 크다. 예를 들어 안철수 후보의 경우 내향성(I)을 기초로 외향성(E)이 접목된 대표적 케이스라고 생각된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최근에 언급한 동향은 없지만, 지난 2021년 7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에서 “2002년 장난삼아 해봤는데 의사가 결과를 보고 묻더라. 이런 성격인데 어떻게 험한 시민운동을 했냐면서. 섬세하고 내성적이라 사회활동에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고지도자로서는 보기 드문 내향성(I)을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밝힌 점, 감각적 사고에 기초한 현실주의적 판단을 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ISTJ(청렴결백한 논리주의자)’로 분류할 수 있다.

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2022년 1월 JTBC 인터뷰에서 본인의 MBTI를 ‘ESTP(모험을 즐기는 사업가)’라고 밝힌 바 있다. ESTP는 다른 유형보다 겁이 없고 논리적이며 현실감각이 강해 타협책을 모색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난 유형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은 성격 유형 추론

김정은은 ‘ENFP(재기발랄한 활동가)’로 보이는데 좀 더 세부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에너지 방향·태도는 권력장악 및 통치 과정에서의 파격적 활동을 볼 때 외향형(E)으로 분류된다. 그렇지만 어린 시절부터 또래 집단과 어울려 생활하지 못하고 특각이나 해외에서 고독하게 지낸 경험, 마이크로매니저(micro-manager) 통치 행태, 연설 도중 눈물을 자주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내향적 성격이 기본적으로 잠재해 있다.

둘째, 현실과 경험을 중시하는 감각형이냐 아니면 직관과 영감을 중시하는 직관형이냐는 과감한 숙청, 남북연락공동사무소 폭파, 미북 정상회담과 하노이 외교 대참사, 러-우 전쟁 파병 등을 볼 때 ‘직관형(N)’으로 분류할 수 있다.

셋째, 의사결정 시 사고와 감정 중 어느 것을 중시하느냐는 문제도 앞서 직관형 사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논리적 분석과 객관적 판단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관계, 상황 등을 보다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감정형(F)’로 분류할 수 있다.

넷째, 분명한 목적과 철저한 사전계획 그리고 치밀한 일 처리를 특징으로 하는 판단형이냐, 상황에 따른 융통성 발휘를 특징으로 하는 인식형이냐의 문제도 김정은의 즉흥적 정책 결정과 변화와 파격을 즐겨하는 통치 스타일을 고려해 볼 때 ‘인식형(P)’의 기질이 강하다고 판단된다.

맺음말

필자는 전문 심리학자가 아니다. 일반 상식과 북한 전문가의 시각을 가지고 김정은의 MBTI 성격 유형을 추론해 보았다.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화두(話頭)일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 대한민국 21대 대통령 선거전 양상은 이재명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그 뒤를 김문수, 이준석 후보가 뒤따르고 있다. ISTJ 이재명 후보는 ENFP 김정은과 180도 다른 타입이다. 물과 기름의 관계로 볼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극과 극이 통할 수도 있을 것이다. ENTJ 김문수, ESTP 이준석 후보는 김정은과 절반이 같고 절반이 다르다. 서로 주고받을 수 있을 구조이다.

김정은과 거의 유사한 MBTI를 가진 윤석열(ENFJ) 정부 시절에는 남과 북이 각각 가치와 원칙, 적대적 2국가론 기조하에 시베리아 얼음처럼 냉랭한 관계를 지속하였다. 그렇지만 2025년 5월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은 놀라운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강조해 온 트럼프(ESTP로 추정)가 국내 경제, 러-우 전쟁 등과 같은 급한 불을 끄고 북한 문제로 눈길을 돌릴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자유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익 증진, 북녘 동포들의 기본권 신장, 한반도 통일의 토대 구축을 위한 새 대통령, 새 정부의 창의적이고 입체적인 노력을 기대해 본다.

유비무환-국론통합-주동작위(主動作爲)-적수천석(滴水穿石)!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보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