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합] 하나 되는 손길, 함께 만드는 미래: 자원봉사의 힘

2024년 5월 북한이탈주민 반찬 지원 봉사를 위해 민통선 통일촌 마을 텃밭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WEMAKEKOREA 회원들. /사진=WEMAKEKOREA 제공

필자는 비영리민간단체 WEMAKEKOREA(이하 위메코) 대표이다. 위메코는 2014년에 남북청년들이 함께 아카데미, 캠페인, 자원봉사 등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통일부 인가 단체이다. 오랜기간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오늘은 남북 출신 주민들이 함께하는 자원봉사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남북 간의 분단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 사회 내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 문제는 중요한 과제이다. 경제적 지원을 넘어, 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남북 주민이 함께하는 자원봉사’는 단순한 나눔을 넘어, 사회적 통합의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

1. 남북 주민이 함께하는 자원봉사를 통한 자연스러운 사회 적응

북한이탈주민들은 탈북 과정과 제3국 체류 과정에서 생사를 오가는 경험을 한다. 또한 남한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문화적 차이, 경제적 어려움, 정서적 외로움을 겪는다. 남한의 자본주의적 경쟁 환경과 상이한 생활 방식은 생존에 큰 도전이 된다. 정부와 민간단체가 제공하는 경제적 지원과 주거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한이탈주민이 직접 사회에 참여하면서 공동체 속에서 역할을 찾는 것이다.

남북 주민이 함께하는 자원봉사는 이러한 사회 적응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단순히 남한 사회의 문화를 배우는 것을 넘어서, 실제로 남한 주민들과 교류하며 생활 속에서 적응해 나갈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남북 주민이 함께 자원봉사에 참여하면서 한국 사회의 관습과 규범을 익히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계기가 된다. 자원봉사 과정에서 체감하는 남북의 문화적 차이 또한 부담감이 아닌 즐거운 이야깃거리이다. 이를 통해 북한이탈주민들은 스스로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사회적 관계망을 확장할 수 있는 경험을 쌓고 있다.

2. 상호 이해 증진을 통한 갈등 해소

자유의지를 가지고 자원봉사를 참여한 남북 주민들 간에도 여전히 상당한 거리감이 존재한다. 남한 출신 주민들은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막연한 오해와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북한이탈주민들 역시 남한 사회에서 차별을 경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는 남북 주민 간의 상호 신뢰 형성을 어렵게 만들며,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북 주민이 함께하는 자원봉사는 서로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함께 봉사활동을 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 과정에서 신뢰가 쌓이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계기가 마련된다. 예를 들어, 자신의 전화를 피한다고 오해하는 남한 출신 팀장과 북한의 사이버테러를 피하고자 모르는 번호는 거부하는 북한이탈주민 간 오해가 그러하다.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그 효과는 크다. 남북한 세대 간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사회적 거리감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북한이탈주민들은 남한 사회에 더욱 빠르게 적응하고, 남한 주민들도 북한이탈주민들의 현실을 이해하며 편견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3. 공동체 의식 강화와 사회 통합 기여

남북 주민이 함께하는 자원봉사는 단순히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을 돕는 차원을 넘어, 한국 사회 전체의 통합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남한 주민들에게도 북한이탈주민들과 직접 협력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통일 이후를 대비한 사회적 기반을 조성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이탈주민들이 단순히 지원받는 대상이 아니라, 남한 주민들과 함께 공동체에 기여하는 경험을 쌓게 되면 자립심과 소속감이 더욱 강화된다. 예를 들어, 남북 주민이 함께 남북 독거 어르신 대상 봉사활동을 하거나 현충원 환경정화 자원봉사를 하며 서로 협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동체 의식이 형성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될수록 남북 주민 간의 벽은 허물어지고, 지속 가능한 사회 통합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4.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적 효과

남북 주민이 함께하는 자원봉사는 미래 세대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이러한 활동에 참여하면, 자연스럽게 남북한의 역사와 현실을 배울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교과서 속 지식이 아닌, 실제 경험을 통해 통일 시대를 대비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제3국에서 태어난 북한이탈주민 자녀의 정체성 고민 해소나,  남북 출신 청년들이 함께 지역 사회에서 봉사하며 협력하는 경험은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익힐 수 있게 한다. 장기적으로 남북한 간의 사회적 통합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다.

결론

남북 주민이 함께하는 자원봉사는 단순한 봉사활동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하나가 되는 과정이다. 북한이탈주민들에게는 사회 적응과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고, 남한 주민들에게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며 통합과 협력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다.

남북 주민 자원봉사단은 남과 북이 공존하는 미래 사회를 준비하는 실질적인 발걸음이 될 것이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남북 주민이 함께하는 봉사 프로그램을 활성화한다면, 한국 사회는 더욱 조화롭고 통합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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