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착공 6년차 원산온실농장, 계속 방치하고 있는 이유는?

2019년에 착공된 강원도 원산시 대규모 온실농장은 지지대 구조물이 도리어 철거되고, 5년이 넘도록 준공을 못 한 채 방치된 것으로 파악됐다./사진=월드뷰-3(출처:World Imagery Wayback)

북한은 함경남도 함주군, 함경북도 중평군, 평양직할시 강동군 3곳에서 자칭 세계 최대규모 온실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착공한지 5년이 훨씬 지나도록 준공도 못하고 방치돼 있어서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곳도 있다. 강원도 원산시에 있는 원산온실농장이다. 원산농장은 김정은의 로열패밀리 전용 호화별장인 원산별장과 1.7km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100ha 부지의 밭 경작지를 갈아엎고 만들어졌으며 2019년 하반기 착공됐다. 원산 농장은 2023년 준공 예정이라고 알려진 바 있지만 2024년이 지나고 2025년이 되도록 준공 소식은커녕 공사 진행 소식도 들려오지 않는다.

강원도 원산온실농장의 공사 진행과 운영 등 현재 상황을 위성사진으로 자세히 살펴보니 고해상 위성사진에서 수경재배온실의 지지대 구조물이 철거된 것이 확인됐다. 열적외선 위성자료에서는 북극 한파의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겨울철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온실에서는 난방을 가동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새벽 1시 반 심야 시간에 촬영한 조도 영상에는 야간 불빛이 포착되지 않았고 일대가 깜깜한 암흑에 갇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같이 위성영상으로 파악한 바로는 원산온실농장은 5년이 넘도록 준공이 안 된 상태에서 운영을 못 하고 있고, 도리어 구조물이 철거되는 등 공사가 중단 및 방치된 상태인 것으로 평가된다.

원산온실농장은 2019년 9월 25일 착공해 공사를 시작한지 5년이 지난 상태다. 북한의 대규모 온실농장은 1년 남짓이면 완공한다. 자칭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부지면적 275ha의 함경남도 연포온실농장은 10개월도 안 걸려서 완공했고, 김정은은 이를 두고 “기적 중의 기적”이라며 열렬히 치하한 바 있다. 이렇게 1년 남짓이면 끝날 온실농장 건설이 원산의 경우 5년을 넘겨 6년째에 이르고 있다.

월드뷰–3 고해상 위성사진(해상도 60cm)을 살펴보면, 원산농장에서 수경재배온실의 지지대 구조물이 철거된 것이 확대 위성사진에서 확인된다. 본래 밭이었던 곳을 갈아엎고 건설했던 것인데, 시설을 철거하고 다시 밭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경재배온실은 국도 7호선과 강원선 철길 사이에 32ha 규모로 조성된 것이다. 참고로 수경재배란 토양을 이용하지 않고 작물을 공중에 지지 및 고정시키고, 작물생육에 필요한 필수원소를 용해시킨 배양액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방법을 말한다. 요즘 말하는 첨단 과학의 스마트팜 농업기술을 적용해서 원산온실농장을 건설한다는 것인데, 무슨 연유인지 수경재배온실을 짓다 말고 구조물을 철거한 것으로 위성사진에서 파악된 것이다.

열적외선 위성영상 분석결과, 평양 강동온실농장은 난방을 가동 중인 데 반해, 원산온실농장은 겨울철임에도 난방을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랜샛-8호 TIR 분석

한편, 열적외선 위성자료에서는 원산농장 온실에서 이번 겨울철 난방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운영하는 지구관측위성 랜샛-8호가 촬영한 열적외선 영상자료를 분석해 대규모 온실농장 2곳의 겨울철 난방 실태를 비교해 보았다. 평양 강동온실농장은 12월 10일 촬영한 위성자료에서 일대 평균기온이 영하 1도에 최저 –7도, 최고 3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표 기온을 분석한 기온분포도에서 고열을 나타내는 보라색과 붉은색이 온실농장 일대에 넓게 식별되고, 온실에서 난방이 가동 중임을 알 수 있다. 반면, 원산온실농장은 12월 3일 열적외선 자료에서 겨울철 난방이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산농장 온실 기온이 주변 들판이나 밭 경작지와 유사하거나 오히려 기온이 더 떨어져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북극 한파의 맹추위가 몰아칠 12월 겨울철이 시작됐음에도 난방을 안 한다는 것은 온실을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루어 볼 때, 원산온실농장은 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미완의 상태이며, 채소 작물을 재배하지 않고 온실도 비어 있는 것으로 조심스레 평가된다.

심야 촬영 조도영상에서 평양 강동온실농장은 자외선 전기조명을 사용하는 데 반해, 원산온실농장에서는 야간 조명 없이 일대가 암흑처럼 어두운 것으로 파악된다. /사진=야간 조도영상(VIIRS)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기상위성 JPSS가 12월 21일 새벽 1시 반에 촬영한 야간 조도영상(VIIRS)을 분석해서 2곳 온실농장의 야간 불빛 상황도 살펴봤다. 북한 대규모 온실농장에서는 야간에도 온실 내에 자외선 전기조명 시스템을 가동한다. 온실 채소작물에 전기 자외선을 쪼여서 식물의 생장을 돕고 수확을 늘리기 위함이다. 심야 시간에 온실 밖으로 새어 나온 자외선 조명 불빛은 인공위성이 촬영한 조도 영상에서 야간 불빛으로 포착된다.

평양 강동온실농장에서는 심야 촬영 조도영상에서 사각형 픽셀 형태로 야간 불빛이 포착된다. 강동 농장에서 자외선 전기조명을 하는 것으로 위성사진에서 파악된 반면, 원산 온실에서는 일대가 깜깜한 암흑의 상태에 있다. 야간 불빛이 식별되지 않는 것으로 볼 때 원산농장에서는 자외선 전기조명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원산온실농장은 북한이 소위 ‘강원도 정신’을 내세워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라고 독려하며 건설을 추진했던 시설이다. ‘강원도 정신’이란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자력으로 정면 돌파하고 자급자족과 자력갱생의 자립 경제 정신을 강조하면서 내건 슬로건이다. ‘강원도 정신’이라고 치켜세우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불굴의 정신을 앞세웠던 것인데, 가스라이팅의 효력도 이제 밑바닥을 드러내는 것 같다. 말이 좋아 불굴의 정신이지 ‘자력갱생’이라는 것은 언어의 장난이며, 현실을 속이고 호도하는 것이다. 소도 어느 정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한다. 자력갱생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정성학 AND센터 위성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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