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을 맞아 북한 당국이 조직별로 대대적 검열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식품 공장에 대한 품질 검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데일리NK 황해북도 소식통은 “도(道) 인민위원회 품질감독위원회가 주민들의 식생활과 밀접히 연관돼 있는 즉석국수(라면) 공장에 대한 대대적인 품질 검열에 들어갔다”며 “국수의 품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아 이 같은 검열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주민들 사이에서 즉석국수의 품질이 좋지 않다는 불만이 속출하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 인민위원회가 나선 것이다.
도 인민위원회는 즉석국수 제품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 것은 저품질 원료사용, 위생상태 불량, 조리 후 식감 저하 등의 이유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따라 인민위원회는 즉석 국수공장들에서 표준화된 생산공정을 따르고 있는지, 위생 규정을 잘 지키고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품질감독위원회가 현재까지 파악한데 따르면 즉석국수 공장들은 주로 지역 내 소규모 협동 단위나 지방 기업소가 운영하고 있는데, 제한된 기술력과 노후화된 생산 설비로 인해 표준화된 품질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대부분의 공장에서 ‘설비가 낡아 제품의 균일성을 확보하기 힘들다’, ‘원료 공급도 일정하지 않아 공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등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국수는 변성 밀가루로 생산해야 하는데, 생옥수수 가루에 첨가제를 넣으니 맛이 이상해진다’고 밝힌 즉석국수 공장도 있었다.
즉석국수 공장에서는 원료 부족과 낙후된 시설로 인해 품질 좋은 국수를 생산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자재값이라도 남기려고 시장에 넘겨 팔면 국수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는 상황이라고 한다.
특히 국수에서 이물질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주민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때문에 품질감독위원회는 이번 검열에서 위생 기준 준수에 대한 평가를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작 공장 관련자들은 워낙 설비가 낙후돼 있어 위생 기준을 철저하게 준수해도 기계에서 이물질이 떨어져 나와 제품이 오염되는 경우가 많다고 항변하고 있다.
소식통은 “설비 자체를 교체하고 원료를 제때에 보장할 수만 있다면 품질은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며 “설비를 교체할 돈이 없는 상황에서 검열만 한다고 제품질이 높아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품질감독도 필요한 일이지만 검열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은 재정이 필요한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