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학생들, 화장실에서 꽁꽁 얼어붙은 인분 퍼내는 이유는?

소식통, “학생들 매년 12월마다 수업도 못하고 퇴비 전투에 내몰려… 학교 전체가 운동장에 쌓아 놓은 퇴비 냄새로 가득”  

북한 당국이 올 연말에도 퇴비 마련을 위해 학생들을 동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추운 날씨에 퇴비 생산에 내몰리고 있다. 

31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전국적으로 퇴비 전투가 시작된 상태다. 

북한에서는 매년 1월 초 각 기관이 모은 퇴비를 농장으로 옮기는 작업을 실시하는데, 이를 위해 12월에는 퇴비를 모으는 작업이 이뤄진다.

‘퇴비 전투’에는 기업소, 기관, 인민반 등 각 조직의 성인뿐만 아니라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에 해당) 학생들까지 동원되고 있다. 

문제는 학급별로 마련해야 하는 퇴비가 수 십에서 100kg에 달하기 때문에 할당된 퇴비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초·고급중학교 학생들은 학교 화장실에 꽁꽁 얼어붙은 인분을 퍼내 퇴비를 만드는데 어린 학생들이 감당하기엔 가혹한 일이다.  

할당량을 마련하기 위해 어떤 학생들은 삽과 양동이를 들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개를 비롯한 가축의 분변을 주워오기도 한다. 

이렇게 학생들이 인분과 동물의 분변을 모아오면 학교 교실 난로에서 나오는 석탄재와 섞어 퇴비를 만든다.  

퇴비 생산 할당량은 학급 인원수에 따라 정해지는데, 지역이나 학교마다 할당량이 다르다. 청진시 포항구역의 경우 초급중학교는 한 학급이 석탄재를 섞지 않은 분변 상태로 50kg, 고급중학교는 70kg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각 학급이 마련한 퇴비는 운동장에 더미로 쌓아놓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어느 반에서 퇴비를 얼마나 모았는지 확인할 수 있어 할당량을 반드시 채워야 한다. 

소식통은 “파지나 파철은 제출할 때 어느 반에서 얼마큼의 할당량을 채웠는지 다 확인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할당량을 못 채웠어도 담임 교원이 담당자에게 말을 잘하면 계획을 채운 것으로 할 수 있지만 퇴비는 운동장에 학급별도 모아두기 때문에 깜푸라찌(위장)하지 못한다”며 “학교에서 퇴비 생산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할당량만큼 퇴비를 마련했다면 퇴비를 농장으로 운반하는 것도 각 학급의 몫이다. 퇴비를 농장으로 운반할 때는 학부모의 도움이 절실한데, 수십 kg의 퇴비를 옮기려면 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1월이 되면 학생은 물론이고 모든 노동자, 가두(가정주부)들까지 모든 사람이 퇴비를 농장으로 운반하기 때문에 차를 쓰기 어렵다”며 “차를 쓰지 못하면 학생들은 퇴비를 실은 구루마(수레)를 끌고 한 두 시간을 걸어가야 하니 담임들은 학부모의 도움으로 퇴비를 운반하는 학급을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마련한 퇴비를 농장까지 운반하면 학급별로 농장에서 확인증을 발급해주는데 이를 학교에 제출하면 학교장이 이를 모아 상부에 보고한다.

연말이 되면서 북한의 초·고급중학교들이 퇴비 전투의 ‘마지막 돌격전’을 벌이고 있다. 소식통은 “운동장에는 퇴비 더미가 가득 쌓여 있고 각 더미에는 학급을 표시하는 푯말이 꽂혀 있다”며 “학교 전체가 퇴비 냄새로 진동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