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 공안 당국이 중국에서 한국행을 시도하다 체포된 탈북민들을 비교적 빠르게 석방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거주지를 이탈한 탈북민을 강제 북송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자 중국 내 탈북민 사회가 한국행에 대한 희망으로 들썩이고 있다.
31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소식통은 “최근 한국행을 시도하다 공안에 체포돼 두 달간 감옥생활을 했던 탈북민 2명이 지난 20일 풀려났다”며 “이들에 대한 석방 소식이 알려지면서 중국에 있는 탈북민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풀려난 탈북 여성 두 명은 지난 10월 한국행에 나섰다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특히 이들 중 한 명은 과거에도 한국행을 시도했다가 공안에 체포돼 수감된 경험이 있었음에도 또 다시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체포 사실을 알고 있는 지인들은 이들이 한국행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명백한 데다 이들 중 한 명은 과거에도 공안에 체포된 전력이 있어 이번에는 강제 북송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들이 체포 2개월 만에 풀려나자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소식통은 “코로나19 이후 한국에 가다 잡히면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감옥생활을 한 후 겨우 풀려났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놀랍게도 두달 만에 풀려나면서 한국으로 가기 어려울 것이란 생각에 희망을 잃고 우울감에 시달리던 중국 내 탈북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 탈북민 사회에서는 “이제는 한국으로 가는 길이 조금 열린 것 같다”, “새해에는 한국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된다”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랴오닝(遼寧)성에 거주하는 한 탈북민은 “우리는 이번에 잡힌 사람들이 북송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나도 한국에 가려고 준비하다가 주저 앉았고 한국에 갈 수 없다고 생각하니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이 풀려났다는 얘기를 들으니 이제는 우리한테도 기회가 올 것 같아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지린성(吉林省)에 사는 또 다른 탈북민도 “최근에 풀려난 탈북민들에 대한 소문을 들은 후 우리 동네 탈북민들은 너무 좋아서 환성을 지를 정도였다. 같은 마을에 살던 탈북민들이 한국에 가다 붙잡혀 북송된 일이 있은 후로 모두 겁에 질려 쉽게 나서지 못했다. 그런데 공안에서 이들을 풀어줬다는 소식 자체로 우리에게 살아갈 이유가 생긴 것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 공안 당국이 한국행을 시도했던 탈북 여성 두 명을 과거와 달리 두 달만에 빠르게 석방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이번 일이 일시적인 사건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중국 공안의 탈북민 정책 기조에 변화가 생긴 것인지 여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