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북녘] 지은 지 10년 신압록강대교 외면, 방치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를 연결하는 왕복 4차선 신압록강대교가 2014년 9월 완공된 이후, 10년이 넘도록 개통을 못 하고 방치돼 있다. 중국과 북한 양측 모두 공사를 마무리하지 못했고, 개통을 위한 준비가 여전히 미흡하고 부진한 상태이다. 특히, 북한은 세관 시설 공사 착수도 못했음은 물론이고, 대교 개통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은 해관(세관)과 창고건물을 지었고 아스팔트 포장까지 했다. 신설 대교와 세관 및 기존 도로 연결 구간에 마무리가 미흡한 편이긴 하지만, 마음먹기에 따라서 단기에 끝낼 수 있는 간단한 마감 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북한은 세관이 들어설 부지에 비어있는 공터만 마련해 놓고, 시설 공사 착수 기미조차 보이지 않은 채 10여 년간 방치해 놓은 상태이다.

신압록강대교 일대와 양측 세관시설 상황에 대해서 월드뷰-2/3 고해상 위성사진을 통해 자세히 살펴봤다. 위성 자료는 미국 GIS 업체 ESRI가 제공하는 ‘과거 위성사진 보기(World Imagery Wayback)’ 프로그램에 올라온 것을 활용했다.

최근 북한의 국제관계가 러시아와는 급속히 밀접해지고 중국과는 관계가 소원해진 상태이다. 중국과 멀어진 이웃 관계와 더불어서 대교 개통 시 외부 세계 물결이 유입되는 것을 극히 꺼리는 북한 우려와 입장을 고려하면, 신압록강대교 운명은 개통을 점칠 수 없고 철저히 외면받는 처지이며, 앞으로도 기약 없이 지속 방치될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 건설된 신압록강대교 미개통, 방치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잇는 왕복 4차선 신압록강대교가 폭 32m, 길이 3km에 사장교 방식으로 2014년에 완공되었다. /사진=WV-3(출처:World Imagery Wayback)

압록강을 가로질러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가 2010년에 착공, 2014년 9월 완공됐다. 신대교는 3km 길이에 왕복 4차선이고, 중국이 사장교 형식으로 건설해 준 것이다. 대교는 완공 후 10년이 지나도록 아직 개통 못 하고 무한 방치된 상태인데, 중국은 세관 건설 및 아스팔트 포장까지 했고, 연결도로 공사만 마무리로 남겨놓은 상황이다. 반면, 북한은 대교 끝단에 44ha 정도 세관 부지만 확보해 놓고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세관이 들어설 북한 부지는 경작지를 갈아엎은 것으로. 터 닦기 등 기초공사도 진행되지 않았음은 물론 공사 장비나 자재 등도 갖다 놓은 게 없이 텅 비어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세관 연결도로 마무리 공사 부진, 방치

중국 단둥시 기존 도로와 신압록강대교를 연결하는 교차로가 차단막으로 가로막혀 있고, 신호등도 미설치되는 등 개통 준비를 위한 마무리가 미흡하다. /사진=WV-2(출처:World Imagery Wayback)

중국 측 신설 대교 개통 준비 상황을 위성사진에서 살펴보면, 신압록강대교와 중국 단둥시 기존 도로(흥단로)와 만나는 진출입로에 차단막이 설치돼 막혀 있고, 연결 구간 교차로에 진출입 안내 유도 차선도 그어져 있지 않다. 중간 건널목 부분(노란색 점선 박스)에도 차량 통행을 못 하도록 도로를 차단막으로 막아놓은 것이 식별된다. 또한, 진출입 및 교차로에 차량흐름을 통제할 교통신호등이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세관에는 본관 및 창고건물이 들어섰고, 세관 공터 바닥은 아스팔트 포장까지 마친 것으로 식별된다. 신설 대교에서 중국 세관을 드나드는 연결도로 구간도 정비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진출입로 정비 등 연결도로 마무리 공사는 어렵고 힘든 것이 아니고, 중국이 마음먹기에 따르면 수일 내에 끝낼 수 있는 간단한 상태인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 세관시설 건설 미착공, 방치

북한 세관시설이 들어설 농경지에 44ha 부지만 조성해 놓고 기초공사는 물론이고 장비나 자재 준비도 없이 10년이 넘게 방치돼 있다. /사진=WV-3(출처: World Imagery Wayback)

북한 세관 시설이 들어설 평안북도 신의주시 성서리 부지에는 농경지를 갈아엎고 약 44ha 공터만 넓게 조성해 놓은 것이 식별된다. 공사 관련 활동이나 흔적은 식별되지 않는다. 바닥 터파기 등 기초공사 흔적도 안 보이고, 공사 자재나 장비도 가져다 놓은 것이 눈에 띄지 않는다. 논밭 경작지를 매립한 부지만 썰렁하게 비어있고, 10년 넘도록 방치된 것으로 파악된다.

세관 부지 우하단 연결도로에는 옥수수를 널어 말리는 것으로 보이는 노란색 물체가 도로상에 길게 펼쳐진 것이 식별된다. 신압록강대교가 개통을 못 해서 무용지물이 되니까, 주민들이 농경지에서 수확한 곡식을 공터에 널어 말리는 용도로나 겨우 쓰는 것이다.

◆신압록강대교 외면받는 신세

신압록강대교 건설 당시 북한과 중국 간에는 50:50 비율로 공사계약을 했고, 압록강 양쪽에서 공사를 각기 시작해서 강 한가운데에서 서로 만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공사 진행 상황은 먼저 중국이 착공했고, 압록강 중간 부분에 이르도록 중국 공사는 끝나 가는데 북한 측에서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한다. 이에 만만디로 유명한 중국이 답답한 나머지 북한 공사 구간도 마무리해서 다 지어준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속셈에는 신설 대교가 건설 및 개통될 경우, 외부 세계 물결이 유입되는 것을 꺼리는 우려의 마음과 함께, 중국이 북한 세관마저 마저 지어주길 바라는 의존적 공짜 심보도 겹쳐서 북한이 세관 공사를 마냥 미뤄온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북한이 중국과 관계를 소홀히 하면서 러시아와 군사·경제적 유대관계를 공동 운명체인 양 결속을 강화하는 가운데, 신압록강대교는 중국과 북한 모두 외면하는 천덕꾸러기 신세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으로서는 개통 가능성과 시기를 예단할 수 없고, 신설 대교 무한 방치가 얼마나 지속될지 기약이 없다. 중국은 막무가내이자 철부지 북한 정권을 믿고 신압록강대교 헛공사에 쓸데없는 힘과 노력을 쏟아부은 결과가 됐다.

정성학 AND센터 위성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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