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출렁다리 재건해달라며 집단 신소…군당은 ‘노관심’

군데군데 판자 떨어지고 약해 사고 위험성 높아…군당 "강동군 송가리 장마당 이용하면 될 일"

북한 함경북도 남양에서 중국 지린성 투먼으로 이어지는 다리에서 부자지간으로 추정되는 북한 주민들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황해북도 상원군 노동리 주민들이 남강 줄다리를 재건해달라며 군당위원회에 집단 신소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에 “상원군 노동리에 사는 주민들이 승호군으로 통하는 남강의 줄다리가 너무 위험하다며 지난주 이를 재건해달라고 집단으로 떨쳐나섰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노동리 주민들은 군내 시장보다 가까운 승호군 승호리 장마당을 주로 이용한다. 다만 승호리 장마당으로 가려면 남강을 건너가야 하는데, 현재 설치돼 있는 줄다리는 이미 여러 차례 사고가 발생할 정도로 위험한 상태로 알려졌다.

실제 작년에도 3명의 주민이 다리에서 미끄러져 그대로 강으로 떨어져 익사하는 일이 벌어졌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조각 판자를 엮어 만든 남강 줄다리는 건널 때 하도 출렁거려서 출렁다리라고도 부른다”며 “장마철이나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이 다리를 이용하지 말라고 군에서 포치를 내릴 정도로 위험한 다리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노동리 관리위원회 보수반과 강하천 사업소에서 협력해 해마다 판자를 새로 덧대는 등 보수를 하고 있지만, 다리 자체가 워낙 약해 보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어서 승호리 장마당으로 장을 보러 가는 노동리 주민들은 사실상 죽음을 무릅쓰고 이 다리를 건너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올해는 음력설과 광명성절(2월 16일, 김정일 생일) 등 연이은 명절로 장을 보려는 노동리 주민들이 줄다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겨울을 지나면서 군데군데 판자들이 떨어져 현 상태라 사고 위험성이 더욱 컸다고 한다.

결국 주민들은 이런 다리를 더는 건너다니기 힘들다며 합심해서 이를 재건해달라고 군당에 집단 신소를 넣었다. 그러나 정작 군당은 ‘평양시 강동군 송가리 장마당을 이용하라’며 주민들의 신소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상원군 노동리는 동네가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며 “한 동네의 주민들은 대부분 강동군 송가리 장마당을 이용하고 있고 다른 동네 주민들은 승호리 장마당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군당은 송가리 장마당을 이용하면 될 일이라며 크게 관심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상원군 노동리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주민들의 추방지여서 신분 토대가 나쁜 것으로 군당에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생활상 편의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도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소식통은 “집단 신소에 군당은 여전히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며 “현재 국가계획안에 들어간 공사 부담도 적지 않은데 계획안에도 들어있지 않은 출렁다리 공사를 하자면 자재와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니 그저 보수를 잘해서 인명피해가 없게 하라는 말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