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로 사망한 채 발견된 불륜 남녀, 원인은 연탄가스 중독

락원기계연합기업소 직장장 결근하며 일 밝혀져…"올겨울 남신의주서 연탄가스로 20여 명 사망"

북한 주민들의 월동용 구멍탄(연탄). /사진=데일리NK

음력설을 앞두고 평안북도 신의주시 락원동의 한 집에서 불륜 남녀가 나체로 사망한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신의주시 락원동 아파트 한 집에서 두 남녀가 음력설을 앞두고 시신으로 발견됐다”며 “이들은 부부가 아닌 불륜 관계로 알려졌으며, 안전부의 부검 결과 탄내(연탄가스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결론 내려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망한 2명 중 남성은 락원기계연합기업소에서 일하는 직장장으로, 그가 출근 시간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일이 밝혀졌다.

직장에서는 출근하지 않은 직장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도 남겼으나 답이 없었고, 이에 집으로 사람을 보냈으나 직장장의 아내로부터 전날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직장에서는 직장장이 오후에라도 나오겠지 하고 기다렸지만, 하루 일이 끝나고 총화 시간에까지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총화는 부직장장이 대신하고, 직장장의 출근 일지는 병결로 적어 일단락했다.

그런데 이튿날 아침에도 직장장이 출근하지 않자 직장에서는 다시 전화와 문자 연락을 시도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어 기업소 안전부에 상황을 알렸다.

신고를 받은 기업소 안전부는 직장장의 아내에게 남편이 갈만한 곳이 있는지 캐물었고, 그제야 아내는 자식들에게 상처를 줄까 봐 이때껏 숨기고 있던 남편의 불륜 사실을 꺼내놓으면서 불륜녀의 집에 갔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업소 안전부는 그길로 불륜녀의 집으로 향해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전혀 반응이 없자 인민반장을 앞세워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갔고, 그 안에서 나체 상태로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있는 두 남녀를 발견했다.

이후 안전부는 이미 굳어져 버린 시신을 수습해 부검을 맡겼고, 부검 결과에 따라 연탄가스 중독, 즉 일산화탄소에 의한 질식사로 결론 내렸다.

소식통 “직장장의 아내는 남편의 죽음에 슬퍼서 눈물을 흘려야 할지 아니면 속 시원해야 할지 몰라 그저 멍한 모습이었다”며 “기업소 일꾼들도 직장장의 불륜이 죽음으로까지 이어지자 이미 알면서도 뒤에서 비웃기만 하고 충고 한마디 해주지 않은 것을 후회했고, 알면서도 한마디의 비판도 하지 않은 당 조직에 문제가 있다고 비난했다”고 말했다.

한편 소식통은 “이번 사건이 있었을 때 똑같이 탄내를 마시고 병원에 실려 온 환자가 10여 명에 달하고, 올겨울 들어 현재까지 남신의주에서 탄내를 마시고 사망한 사람 수도 20여 명에 이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