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국 TV·출판물 보는 행위 확고히 제압”…처벌 수위 높이는 北

대남 강경 기조에 따라 대적 관념 세우기 나서…“언제는 남조선이 적이 아니었나" 만성적 반응도

/그래픽=데일리NK

북한 국가보위성이 전국 보위국에 한국 TV 프로그램이나 출판물을 보는 행위를 반국가 적대 행위, 이적 행위로 간주해 확고히 제압하며 강도 높은 법적 처벌을 내릴 것을 지시한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복수의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6일 ‘국경 연선과 최전연(최전방) 분계 연선 지역들에서 텔레비죤(텔레비전) 통로(채널)를 마음대로 돌려 적국(한국)의 방송을 보고 듣거나 출판선전물을 유입, 유포하는 행위는 반국가 적대 행위, 이적 행위, 반동 행위로 이전보다 더 강하게 처벌하라’는 내용의 국가보위성 지시가 전국 보위국에 내려졌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국가보위성은 지시에서 ‘지금 조성된 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첨예하다. 이제 적국의 TV와 출판선전물을 몰래 보는 행위는 이전과 같이 일반 범죄로 취급할 수 없게 됐다’면서 이 시간 이후부터 단속된 재범자는 정치범으로 사회와 격폐시킬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개성시 소식통은 “적국 TV·출판물을 본 주민에게는 그가 초범자일지라도 기존보다 훨씬 높은 형을 내려야 한다고 포치됐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남 적개심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법적 처벌 수위도 한층 높이는 모양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열린 제8기 제9차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것들과는 그 언제 가도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며 “북남(남북)관계는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지난 1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 시정연설에서는 대남 정책 노선의 근본적인 전환을 다시금 언급하면서 헌법 개정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가보위성의 이번 지시는 당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확립된 대남 강경 기조에 따라 내부에 주적(主敵) 관념을 확고히 세우고 이른바 ‘적대국’의 영상물, 출판물 유입·유포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도 보위국은 국가보위성의 지시문에 따라 일사(1/4)분기 기간을 적국 TV·출판물 시청·유포 행위 제압 기간으로 정하고 근본적인 투쟁을 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도 보위국이 앞장서 반(反)간첩 투쟁을 보다 넓은 범위에로 확대 강화하며 모든 부문과 지역, 단위, 성원들을 혁명적 경각성과 투철한 계급 의지로 무장시키고 혁명의 동요 분자들을 무자비하게 처갈겨야 한다고 교양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도 보위국은 ‘적국, 주적 관념을 주민들 속에 확고히 세우기 위한 당의 사상과 기본 요구를 실현하는 데서 보위일꾼들이 앞장서야 한다’며 보위일꾼들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일부 보위일꾼들은 ‘언제는 남조선(남한)이 적이 아니었나’, ‘작년에도 대적 관념을 세워 적들의 사상 문화적 침투에 넘어가지 말라고 교양했다’며 만성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