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조선에 대한 환상은 죽음” 김정은 방침지시문 포치·침투

간부들 대상으로 학습하게 해…국경 지역인 나선시 "남조선 문화 배격, 반대 투쟁을 벌여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가 2023년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진행됐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나선시 당위원회가 “남조선에 대한 환상은 죽음”이라는 내용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방침지시문을 접수하고 당 간부들에게 이를 침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나선시당은 지난 4일 함경북도 당위원회로부터 ‘남조선은 우리와 정치사상적으로, 군사적으로 대치돼 있는 적대국으로 동족의 나라라는 환상을 갖는 것은 곧 죽음’이라는 내용의 김 위원장 방침지시문 원문을 접수했다.

그리고 시당은 이를 학습할 데 대한 도당의 지시에 따라 초급당비서 이상의 당 간부들을 대상으로 방침지시문을 침투했다.

소식통은 “방침지시문에는 시종일관 남조선(남한)을 ‘남조선 것들’이라고 하면서 남조선을 동족으로 생각하고 동정하거나 남조선의 자본주의 경제 체제, 자유주의 사상 등을 동경하는 행위들을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사상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새해 들어 남조선의 체제·사상·문화 등을 선전하는 영화나 드라마, 뉴스 등 온갖 잡다한 것들을 시청, 유포하거나 은폐하고 유언비어를 퍼뜨려 민심을 소란하게 하는 대상들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강하게 처벌하도록 하라는 내용도 이번 방침지시문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를 위해 사법, 안전, 보위기관들은 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하며 주민들 속에서 나타나는 동요 등에 대비해 그 어느 때보다도 단속과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아울러 방침지시문에는 애국적인 남조선 인민들의 반(反)미, 반(反)대통령 투쟁 등으로 남조선의 내부 정세가 위기에 달하고 있다면서 남조선 인민들의 시위가 갑자기 내부 항쟁으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우리는 그에 대비해 만단의 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남조선에서 일어나는 정세 추이를 민감하게 잘 지켜보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하나도 빠짐없이 알리고, 애국적인 남조선 인민들의 투쟁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당원들과 근로자들을 계급적으로 각성시키고 당의 기치 아래 묶어 세워 미리 준비시켜야 한다는 점도 역설됐다.

이밖에 올해 일꾼들이 국가의 대남정책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선전선동의 기수, 나팔수가 돼 남조선 인민들의 항쟁을 더욱 촉발시켜 일이 터지면 단숨에 남조선의 애국적 민중과 합세해 남조선을 평정하고 영토 완정을 이룩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사업하고 생활해야 하며, 이것이 사상전선의 주타격방향이라는 내용도 이번 방침지시문에 담겼다.

소식통은 “나선시당은 이 같은 원수님(김 위원장) 방침지시문을 포치하면서 나선은 중국, 로씨야(러시아)와 국경을 같이하는 곳으로, 무심코 흘러들어오는 남조선 문화에 대해 강한 배격, 반대 투쟁을 벌이고 제때 적발 분쇄해 당의 대남정책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대상들을 적들과 동조하는 세력으로 단호히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