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남도, 세포·초급당 총회 개최 지시…농기계 평가도 요구

"알곡 생산 모범 道 되려면 문제 해결점 찾아야"…솔직한 의견 내기 부담스러운 일꾼들 눈치 보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9월 27일 황해남도 해주시 광장에서 25일 농기계전달모임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수공업부문에서 만든 5500대의 농기계를 황해남도에 보냈다면서 “나라의 제일 큰 농업도인 황해남도를 중시하시고 농업생산에서 기치를 들고 나가도록 각별히 관심하시며 크나큰 사랑을 거듭 베풀어주시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황해남도 당위원회가 ‘모든 일꾼들은 참된 인민의 충복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당 세포 및 초급당 총회를 열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데일리NK 황해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황해남도당은 지난주 ‘참된 인민의 충복이라는 성스러운 사명감을 자각하고 당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투쟁강령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당원들의 과업’이라는 제하의 중앙당 선전선동부 지시문 세포총회, 초급당 총회를 가질 데 대해 지시했다.

황해남도당은 이번 총회에서 중요하게는 지난 3년간 황해남도에 생산력이 좋은 농기계들을 제일 좋은 것으로 먼저 보내준 당의 신임과 배려 속에 일꾼으로서 어떻게 일해왔고 앞으로 어떻게 보답할 것인지를 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곡창지대의 농사를 책임진 일꾼들로서 인민들의 먹는 문제 해결을 걱정하고 계시는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보폭에 발을 맞춰 올해 전국적인 알곡 생산에서 모범적인 도가 되기 위해 농사에서 애로 되는 모든 문제에서 해결점을 찾는 회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새해에는 기회주의, 요령주의, 패배주의를 없애고 농업과 공업이 잘 어울려 농업생산에서 새로운 앙양을 불러오는 한 해가 되도록 하는 것이 이번 회의의 주요 사상이라고 밝혔다.

특히 소식통은 “예년에 없이 특이한 것은 이번 총회를 하면서 농장의 일꾼들은 생산 현장에서 일하는 농장원들이 사용하는 모든 농기계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적어서 바치라는 주문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농기계가 현실에 잘 맞는지 아니면 기존의 농기계가 더 잘 맞는지 적합성, 효율성을 구체적으로 평가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래야 당에서도 농업 부문에 정확하고 올바른 정책을 내고 농기계 생산에서 질과 양을 다 보장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는 전언이다.

새로운 농기계 절반이 연유(燃油) 부족이나 기계 불량, 관리의 어려움 등의 문제로 사용되지 않고 농장 한쪽 구석에 파철 더미처럼 버려져 있는 상황이니, 당에서 부족한 부분을 밀어주면 과연 농사에 도움이 될지를 농장 일꾼들이 판단해보라는 차원에서 내린 주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꾼들은 이 같은 요구에 난감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소식통은 “농장 일꾼들은 ‘당에서 직접 나서서 황해남도에 배려로 보내준 농기계들이 현실에 맞지 않다고 어느 누가 감히 그런 솔직한 의견을 적어낼 수 있겠느냐’면서 눈치 보기에 바빠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