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 통일거리에 사는 재일 교포 4세 50대 부부가 지난달 보위기관에 체포되고 재산까지 몰수당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평양시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에 “평양시 통일거리에 살면서 많은 딸라(달러)를 가지고 장사하던 재일동포 4세 50대 부부가 지난달 중순 체포됐으며, 집 등 모든 재산도 모조리 몰수당해 가정이 풍비박산 났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부부 중 남편은 7총국 산하 무역회사 부사장으로, 아내는 경리과장으로 적(籍)을 걸어두고 돈을 내면서 조직 생활은 뒷전에 두고 전국 방방곡곡 뛰어다니며 장사를 크게 하다가 지난달 중순에 평양으로 들어오는 세우물리 초소에서 현장 체포됐다.
이 부부는 사적비 및 동상 건립 지원, 건설장 지원, 군량미 지원 등 충성의 자금을 수십 번 낸 애국자로 등록돼 있었지만, 그런 이들이 체포된 데는 국가보위성 국내반탐국이 적(敵)과 내통해 받은 검은돈을 밑천으로 사람들에게 마약, 불순녹화물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걸고 들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보위성 반탐국은 ‘코로나 때부터 지금까지 대부분 주민이 다 어렵게 살고 있는데 그 속에서도 잘 먹고 잘사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주민 신고에 따라 인민반장을 통해 수시로 감시하게 하면서 이들이 벌어들이는 달러가 무진장하다는 것에 의심을 품고 뒤를 캐내기 시작했다.
반탐국이 특히 주목한 것은 이들이 컨테이너 여러 개와 벌이버스 10대, 롱구방(승합차) 4대를 가지고 평양에서 사리원, 원산, 함흥, 청진 등 전국 주요 도시로 마약, 불순녹화물을 유포하는 등 현재 북한 당국이 가장 주시하고 있는 불법행위를 저지르며 정당하지 못하게 돈벌이를 해왔다는 점이었다.
또한 이들이 그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고리대를 하면서 돈을 갚지 못하는 주민들의 집에 남자 대학생, 제대군인들을 들이밀어 재산을 빼앗아 오고 그렇게 들여온 물건들을 창고 여러 개를 빌려 쌓아두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던 중 사리원시 사는 한 무역일꾼이 이 부부에게 돈을 빌려다 쓰고 갚지 못하자 집까지 내놓고 개성으로 내려와 탈북하려다 체포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부가 주민들을 상대로 고리대를 하며 무섭게 돈을 빨아내는 악독한 짓을 한 것도 모자라 탈북 사건의 원인을 제공하기까지 하면서 끝내 체포로 이어지게 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들은 그 어떤 비법 행위보다도 더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행위를 저지른 인간들로 몰렸기 때문에 처형을 당하거나 관리소(정치범수용소)에 가게 될 것이며, 잘 받아도 무기형 정도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