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경봉쇄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중국에 머물러 있던 북한 해외 파견 노동자들이 지난 8월 북한 당국의 승인에 따라 귀국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귀국 인원은 여전히 집에 들어오지 않고 행방이 묘연해 가족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중국으로 외화벌이 나갔다가 조국으로 돌아온 많은 인원들 가운데 평성 출신인 여성 몇 명이 여태껏 귀가하지 않아 가족들이 도당위원회에 신소와 청원을 하고 있지만, 아직 소식이 없어 근심 속에 있다”고 전했다.
소식에 따르면 평성시에서 외화벌이로 중국에 나갔다가 코로나로 들어오지 못했던 여성 주민 대부분이 귀국했지만, 그중 일부 여성들의 경우에는 가족들에게 귀국했다는 연락이 갔으나 몇 달째 집으로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 있다.
이에 그 가족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수소문해도 소식을 전혀 듣지 못하자 지난달 중순 도당위원회와 시당위원회에 신소와 청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에서는 아직 귀가하지 않은 여성들의 행방에 대해 정확히 얘기해주지 않고, 가족들에게 ‘자꾸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지 말고 기다리라’고만 말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당 기관에서는 ‘문제가 없는 사람들은 벌써 다들 집으로 돌려보냈다. 조국에 들어왔는데 집으로 못 온다면 어떤 문제에 휘말려 조사 중일 수도 있다. 책임지고 알아보겠다’면서 기다리라고 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 소식도, 연락도 없으니 가족들은 마냥 기다리기만 할 수가 없어 매일 같이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가족들은 과거 여성들이 중국에 나가려고 뇌물을 주며 사업했던 간부들과 보위원들의 집까지 찾아다니며 돈을 바쳐가며 알아봐달라고 사정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가족들이 지난달 말에 흘려듣게 된 내용은 ‘사람도 짐도 다 조국으로 들어왔지만,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데는 중국에서 일할 때 당과 조국을 비난하는 사상적인 발언이나 어떤 정치적인 행위를 한 것으로 보위부에 끌려가 조사를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위원들조차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하고 그냥 흘러가는 말로 얘기하면서 몇 달이 넘도록 돌아오지 못하면 포기해야 한다느니 하는 말을 해 가족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며 “가족들은 1년, 3년, 10년이라도 여성들이 집으로 못 돌아오는 이유를 알 때까지 당 기관에 찾아가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