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장 쌀·옥수수 값 하락세…풍작 때문일까? 수입 때문일까?

추수 햅쌀 시장 유통되면서 쌀값 하락…北, 올해 쌀 수입 확대하고 양곡판매소 통해 판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월 24일 “당이 제시한 알곡 생산 목표를 기어이 점령하기 위한 투쟁이 온 나라 방방곡곡에서 힘차게 벌어지고 있는 속에 태풍 6호에 의한 피해를 입었던 안변군 오계농장과 월랑농장의 포전들에서 가을걷이가 한창”이라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벼 수확이 마무리된 현재 북한 시장 쌀 가격이 종전보다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은 북한 돈으로 4740원에 거래됐다. 지난 12일 조사 당시 가격(5070원)과 비교할 때 6.5% 하락한 것이다.

평안북도 신의주의 시장 쌀 가격도 비슷한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25일 신의주 시장 쌀 가격은 1kg에 4750원으로, 2주 전 조사 때(5090원)보다 7.2% 하락했다.

양강도 혜산 시장의 쌀값도 떨어졌지만, 평양이나 신의주보다는 하락폭이 작았다. 25일 기준 혜산의 한 시장의 쌀 1kg 가격은 5000원으로 조사돼 2주 전(5200원)보다 4%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개 북한 시장의 쌀 가격은 추수가 시작되는 10월 초중순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12월 최저치를 보이고 12월 하순부터 조금씩 상승하는 양상을 보인다.

최근 북한 시장에서 쌀 가격이 하락한 것은 올해 추수한 햅쌀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쌀 가격은 코로나 국경봉쇄가 강화됐던 2020년, 2021년 같은 기간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2021년 11월 29일 조사된 평양, 신의주, 혜산의 쌀 가격은 각각 4400원, 4500원, 4200원이었고, 그보다 1년 전인 2020년 11월 28일 조사된 평양의 쌀 가격도 각각 4500원, 4700원, 4800원으로 현재 시장가보다 가격대가 다소 낮았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홍수와 태풍의 영향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데다 수입량이 적어 유독 곡물 가격이 높았고, 추수가 완료된 이후에도 곡물 가격의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 실제 지난해 11월 27일 조사한 북한 시장 쌀 가격은 평양 6000원, 신의주 6200원, 혜산 6300원으로 현재보다 20~23%가량 높았다.

이에 현재 북한 농민들 사이에서는 올해가 풍작이라고 할 만큼 작황이 좋은 해는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식통에 따르면 농민들은 “작년보다는 작황이 낫긴 하지만 그 전보다는 쌀알이 특별하게 많이 달린 것도 아니고 알곡이 큰 것도 아니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올해 사상 최대치의 쌀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3분기 누적으로 중국에서 7108만 달러 어치(15만 2216톤)의 쌀을 수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액과 비교하면 13배 많은 양의 쌀을 올해 수입한 셈이다.

양곡판매소에서도 햅쌀과 함께 수입 쌀을 판매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북한 당국이 올해 생산량만으로 양곡판매소의 필요분을 수급하기가 충분치 않자 수입곡을 함께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작년보다는 농사가 잘됐다는 게 북한 농민들의 평가지만 지역별, 농장별 차이가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북한 매체들이 연일 올해 농사가 풍작이라고 선전하지만, 북한의 4000여 개 농장 중에 작황이 좋은 농장으로 노동신문에 소개된 곳은 수십여 곳에 불과하다”고 평했다.

한편, 강냉이(옥수수) 가격은 평양 시장에서만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5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옥수수 1kg은 2100원에 팔렸다. 직전 조사 때인 지난 12일 옥수수 1kg 가격이 22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0원(4.5%) 하락한 것이다.

그러나 신의주와 혜산 시장의 옥수수 가격은 2000원대 초중반으로 2주 전 가격과 차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