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가 하락에 밥상 사정 나아져… “강냉이밥에 흰쌀 섞어”

"사람들 얼굴 밝아져"…돈벌이 안 돼 문 닫았던 뻥튀기 집들도 옥수숫값 떨어지며 장사 재개

북한 곽밥(도시락밥), 옥수수를 섞은 쌀밥이 들어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대부분 지역 시장의 곡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주민들의 밥상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15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함흥시를 비롯해 북청군 등 함경남도 내 여러 지역 시장의 곡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대체로 쌀은 1kg당 5000원대에서 4000원 후반대로, 옥수수 역시 1kg당 2000원 중반대에서 2000원 초반대로 떨어진 상태다.

실제 함흥시 금사시장과 사포시장에서 지난 12일 기준 쌀 1kg은 4800원에 거래돼 5300원이던 이달 초 가격보다 500원 하락했다. 같은 날 옥수수는 1kg에 2000원으로, 이달 초 2300원에서 300원 떨어졌다.

또 북청군 장마당에서는 12일 기준 쌀 1kg이 4700원, 옥수수는 1900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시장의 곡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맨 강냉이(옥수수)로만 지은 밥을 먹던 세대들이 조금씩 흰쌀을 섞어 먹고 있고, 강냉이죽을 쑤어 먹기도 어려웠던 집들은 강냉이밥을 먹게 되는 등 주민들의 식량 사정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강냉이밥이라도 굶지 않고 먹을 수 있어서인지 근심에 차 핏기도 없이 어둡기만 하던 사람들의 얼굴이 점점 밝아지는 것 같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이런 상태가 계속 이어져 강냉이밥이라도 실컷 먹으며 살았으면 하는 소박한 소원이 하루빨리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옥수수 가격이 하락하면서 그동안 벌이가 되지 않아 문을 닫았던 강냉이튀기(옥수수뻥튀기)집들이 하나둘 문을 열고 장사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그동안 강냉이 가격이 비싸 뻥뻥이를 튀기려는 사람이 없어 강냉이튀기집들이 거의 문을 닫았었는데 요즘에는 강냉이 가격이 2000원 정도로 떨어지면서 강냉이튀기집들이 다시 문을 열고 강냉이를 뻥뻥이로 튀기고 있다”고 말했다.

뻥튀기 장사를 하던 주민들은 그동안 먹고살기가 어려워 뻥튀기 기계를 고철로 내다 팔려고 시도하기도 했으나 사려는 사람이 없어 팔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최근 시장 옥수수 가격이 내려가면서 뻥튀기 장사를 재개해 하루에 5000원 이상 돈벌이하게 되자 ‘기계가 안 팔린 게 다행’이라며 웃음 짓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