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대규모 북송 위기 재현될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24일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빌딩에서 개최된 ‘중국 체류 탈북민 강제북송 대응방안’이라는 주제의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데일리NK

중국 내 탈북민들이 추가 북송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대표는 24일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 회의실에서 통일과 나눔 재단 주최로 열린 ‘중국 체류 탈북민 강제북송 대응방안’이라는 주제의 긴급 기자회견에서 “중국 공안이 지금도 탈북민 체포를 계속하고 있거나 고강도로 벌일 경우, 변방대 구류장들이 탈북민들로 다시 채워지고 머지않아 대규모 북송 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말부터 수천명의 탈북과 한국 입국을 돕는 활동을 해오며 북한의 국경 봉쇄 이후 중국 북동부 11개 구금시설 상황을 수시로 파악해온 정보제공자를 인용해 현재 중국 교도소들에 남아 있는 북한국적 수감자가 1000여 명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번처럼 외부로 노출되는 북송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전까지 변방대에 구금돼 있던 탈북민들은 북송된 인원에 포함됐고, 남은 사람들은 다양한 혐의로 중국 사법당국이 직접 처벌하고 있는 경우들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개인마다 형기를 마치는 즉시 또는 소규모로 나뉘어 북한으로 송환될 것이기 때문에 추가 북송은 벌어지겠지만 눈에 띄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보제공자의 설명”이라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송된 탈북민들이 북한 국경 지역 보위부 구류장에 임시 수감돼 초동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고문과 구타를 겪는 등 심각한 반인도적 상황에 놓여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승오각자(5cm x 5cm 굵기의 나무몽둥이)로 구타하고 잠을 재우지 않고 조사하기도 한다”는 등 보위부 구류장에서 자행되는 인권 침해에 사례에 대해 설명했다.

또 “통상 새벽 5시부터 밤 10시까지 양반다리에 두 손을 얹고 허리를 바로 세우고 부동자세를 취하게 하거나 고개를 숙이고 손을 등 뒤고 모은 채 무릎 끓고 앉게 하는 곳도 있다”며 “다리가 굳거나 저려 펴거나 몸을 펴려 눕다가 들키면 살창 밖으로 손을 내밀게 한 다음 쇳대, 몽둥이, 손전등 등으로 손등이나 손톱을 내려치는 것이 다반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밖에 보위원이 수감자들끼리 강제로 싸우게 하거나 수감자를 지목해 다른 수감자를 폭행하게 하는 경우도 빈번하고, 경미한 일에도 집단적 처벌을 가해 빌미가 된 수감자를 다른 수감자들로부터 고립시키거나 폭행당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한편 정베드로 북한정의연대 대표는 이날 재중 탈북민들이 처한 현실과 위협에 대해 설명하면서 강제북송 저지를 위해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번 북송사태는 중국과 북한의 치밀한 협조 아래 조직적으로 이뤄진 반인도 범죄행위”라며 “중국은 유엔 난민에 관한 협약 당사국으로서 유엔난민기구의 활동을 허용하고 탈북자들을 보호·수용할 수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우리 정부를 향해 “국제협약에 따라 매우 당당하고 정당하게 중국에 대해 공식적으로 탈북난민 강제송환 중지를 촉구해야 하며, 유엔난민기구 대표와 유엔최고대표에게 중국의 탈북자 송환을 중지하고 중국이 국제기구와 함께 탈북자를 보호할 수 있는 난민보호소 방안을 위해 협력하도록 공식적으로 촉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