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시 직장 세대들, 장마당보다 싼 가격으로 감자 배급받아

소식통 "곧 2차 배급도 예정…직장 세대들, 올해 감자 200kg 이상 탈 것 같다며 좋아해"

감자수확
북한 양강도에서 농장일꾼들이 감자를 캐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공장, 기업소들이 노동자들에게 감자를 배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에 “최근 혜산시 공장, 기업소들에서 노동자들에게 감자를 배급하고 있다”면서 “공장, 기업소마다 배정받은 농장이 다르고, 농장별로도 수확량이 다르기 배급량은 직장마다 다르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배정된 농장에서 감자를 캐는 것부터 운반하는 것까지 모두 공장, 기업소가 자체로 해결해야 한다. 일단 공장, 기업소에 농장이 배정되면 소속 노동자들이 조를 나눠 교대로 농장들에 나가 감자 캐기를 진행하고 이를 운반하기까지 한 뒤 인원수에 따라 감자를 분배받는 형식이다.

감자 배급은 무상이 아닌 유상으로, 값은 국정 가격보다는 비싸고 장마당 가격보다는 싸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농장에서 감자를 운반하는데 든 연유(燃油) 값까지 노동자들에게 부과하기 때문에 기업소별로 배급하는 감자 가격이 다르다”며 “혜산시의 한 기업소 직장에서는 1kg당 650원으로 쳐서 노동자 1인당 감자 100kg씩 배급했고. 또 다른 직장에서는 1kg당 580원으로 노동자 1인당 70kg씩 배급했다”고 설명했다.

수확 이후 시장에 풀린 감자가 크기에 따라 1kg당 700~1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저렴한 셈이다.

소식통은 “현재 공장, 기업소들의 1차 감자 배급이 끝난 상태인데 곧 2차 배급도 예정돼 있다”면서 “직장 세대들은 올해 감자를 200kg 이상 탈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며 겨울나이(겨울나기) 걱정을 덜하게 됐다고 좋아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1kg에 3000원 정도 하는 강냉이(옥수수)만으로는 세끼 해결이 어렵지만, 강냉이에 감자를 섞어 먹으면 배를 채울 수 있으니 반길 수밖에 없다”면서 “요즘은 감자를 싣고 나르는 사람들이 많고, 감자 배급을 탄 세대들이 타지 못한 세대들에 먹어보라고 얼마를 건네기도 하는데 이런 분위기가 몇 년 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에는 ‘하루 이틀 내 식량배급소들에서도 부양 세대들에 대한 감자 배급을 실시할 것’이라는 포치가 인민반마다 내려져 주민들이 반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인민반마다 5세대 중 2세대 정도는 부양 세대들”이라며 “부양 세대에 감자 배급이 있느냐 없느냐는 겨울 동안 배를 곯느냐 마느냐 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들은 감자 배급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한편, 올해는 장사 벌이가 안 돼 산에 들어가 농사를 지은 세대들이 많아 이번 겨울에는 식량난에 허덕이는 세대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내다봤다.

소식통은 “올해는 길거리 장사하는 사람들도 벌이가 어려워지면서 산으로 들어가 콩이나 보리, 강냉이 농사를 지었다”면서 “코로나 이후 2~3년 동안 식량난으로 굶주림에 내몰렸던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했고 그중 하나가 농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