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탈북민들, 강제북송 소식에 극심한 공포감 시달려

'나도 언제든 북송될 수 있다' 생각에 두려움 호소…마땅한 해결책 없어 불안감 더해

중국 지린성 투먼에 있는 투먼 변방관리소. /사진=데일리NK

최근 불거진 강제북송 이슈에 중국 내 탈북민들이 극심한 공포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중국 감옥에 갇혀있던 탈북민들이 북송됐다는 소식이 여기(중국) 사는 탈북민들 속에도 빠르게 퍼지면서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 사는 탈북민들은 코로나19 방역 완화 이후 북송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소문이 여러 차례 돌면서 그동안 두려움을 호소해왔다. 그런데 소문으로만 들었던 북송이 최근 현실화하면서 현재 중국 내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은 ‘우리도 언제 북송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중국에 사는 탈북민들은 북송되면 끔찍한 일을 겪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 평상시에도 불안감을 토로하고 심지어 공황장애까지 겪는 이들도 있다”면서 “그런데 이번에 실제로 탈북민들이 북송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니, 그들의 느끼는 공포를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중국 내에 살고 있는 한 탈북민은 “북송됐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이런 일이 나에게도 벌어질 수 있다는 싸늘한 생각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면서 “여기(중국)서 살려니 숨쉬기 힘들 만큼 불안하고 한국으로 가자니 자칫 잘못돼 공안에 체포되기라도 하면 큰일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이라며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특히 그는 “이번에 북송된 탈북민 가운데 중국에 와서 알고 지내게 된 친구가 있다”면서 “술만 마시면 폭력을 가하는 중국인 남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에 가려다 결국 북송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무슨 죄를 짓고 태어났기에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또 언제까지 이렇게 사람답지 못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앞이 캄캄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밖에 또 다른 중국 내 탈북민은 “북송 소식을 들은 이후에는 마음이 심란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면서 “밤에는 내가 북송되는 꿈에 시달리고 낮에는 마음이 너무 불안해 집안에 커튼을 쳐놓고 있으며, 하루에도 몇 번씩 죽고 싶은 생각이 들곤 한다”며 우울감을 털어놨다.

신분이 없어 가뜩이나 긴장된 삶을 살고 있는 탈북민들은 북송 현실화에 이렇듯 저마다 두려움을 느끼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에서 더 큰 공포감과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와 관련 본보는 지난 7월 중국에 살고 있는 탈북민들 사이에 ‘탈북민들을 여러 차례에 나눠 북송하는데, 먼저 감옥에 구금된 탈북민들을 북송시킨 후에 중국 내에서 생활하고 있는 탈북민들을 불시에 체포해 북송시킨다’는 소문이 돌아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았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중국 내 탈북민 북송시킨다’ 소문 또 확산…분위기 뒤숭숭)

실제 중국 공안은 올해 초부터 신분 없이 들어와 살고 있는 탈북민들을 찾아내 본인 신상은 물론 중국인 동거인들의 이름과 전화번호까지 조사하는 등 탈북민 장악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중국 당국이 신분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는 탈북민들에 대한 조사까지 진행하고 있어 중국 내 탈북민들은 언제든 자신도 북송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큰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