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탈북민 북송시킨다’ 소문 또 확산…분위기 뒤숭숭

불안·공포감에 떠는 탈북민틀 "남조선에서 비행기 날아와 다 태워 갔으면 좋겠다"

투먼 양강도 지린성 국경 마을 북한 풍서 밀수 금지
중국 지린성 투먼시 국경 근처 마을. 맞은편에는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최근 중국 내에서 탈북민 북송 소문이 또다시 퍼지고 있어 탈북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은 “최근 중국에 사는 탈북민들 속에서 이달부터 탈북민들을 북송시킨다는 소문이 또 돌고 있어 탈북민들이 두려움과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탈북민들 사이에서는 ‘중국에 살고 있거나 현재 감옥생활을 하는 탈북민 모두를 북송시킨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탈북민들을 여러 차례에 나눠 북송하는데, 먼저 감옥에 구금된 탈북민들을 북송시킨 후에 중국 내에서 생활하고 있는 탈북민들을 불시에 체포해 북송시킨다는 내용이다.

이에 중국어에 능통한 일부 탈북민들은 지금 살고 있는 곳을 떠나 자신이 탈북민이라는 것을 모르는 곳에서 당분간 몸을 숨기고 살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중국말을 잘하면 탈북민이라는 것을 잠깐은 숨길 수 있어도 오랜 기간 숨길 수는 없다”면서 “그런데도 현재로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생각 때문에 탈북민들은 살고 있는 곳을 떠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탈북민들이 한데 모인 모바일 메신저 채팅방에는 한 명, 두 명이 돌연 말도 없이 나가는 일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현재 중국 공안이 불법으로 탈북민 여성과 살고 있다는 명목으로 중국인 동거남들에게서 벌금을 받아내고 있어 탈북민들의 공포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탈북민들은 갑자기 불시에 붙잡혀가기라도 할까 봐 불안감에 잠도 이루지 못하는 등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한 중국 내 탈북민은 “소문은 소문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 하는 데도 불안한 마음이 계속 커져 가슴이 두근거리고 밤에 잠도 잘 자지 못한다”면서 “북송이라는 두 글자만 떠올리면 온몸이 떨리고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로 끔찍하다”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또 다른 탈북민도 “한국에 가려고 나섰다 감옥생활을 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평시에도 노크하지 않고 집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인지 확인하지도 않고 몸부터 숨긴다”며 “그런데 요즘 불시에 붙잡아 북송시킨다는 소름 끼치는 소문이 돌고 있으니 마음을 진정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살고 있기에 이 같은 북송 관련 소문이 돌 때마다 두려움을 호소하며 고통스러워한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탈북민들은 가뜩이나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데 그들에게 공포를 주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어 뒤숭숭하다”면서 “얼마나 이런 상황을 벗어나고 싶으면 ‘남조선(남한)에서 비행기가 날아와 여기 있는 탈북민들을 다 태워 갔으면 좋겠다’고 말하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