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보도서 ‘괴뢰’ 쓴 北…통일부 “자신감 결여 드러낸 것”

북한 조선중앙 TV는 지난달 30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전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우리나라를 ‘괴뢰’로 표기한 경기 장면을 2일 보도했다. /사진=연합

북한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전 남북 대결을 보도하면서 우리나라를 ‘괴뢰’라고 표기한 것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북한 스스로 자신감 결여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5일 기자단과 만나 “국제 스포츠경기에서 북한이 우리 대표팀을 ‘괴뢰 선수단’으로 부른 적은 있지만 방송 중계와 기사에서 국호를 ‘괴뢰’로 표시한 것은 전례 확인하지 못했다”며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당국자는 “그동안 스포츠에서는 ‘남조선’이 통상적 호칭이었는데, 스포츠 행사에서조차 극단적인 비하 표현을 사용하고 과잉 반응을 보이는 것은 오히려 북한 당국이 스스로 자신감이 결여한 것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남한을 지칭할 때 보통 ‘남조선’이라는 표현을 써왔고 최근에는 종종 ‘대한민국’이라는 표현도 사용하고 있다.

괴뢰는 북한 사전상 ‘제국주의를 비롯한 외래 침략자들에게 예속돼 그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조국과 인민을 팔아먹는 민족 반역자 또는 그런 자들의 정치적 집단’이라는 뜻으로, 사실상 북한은 정치적으로 남한을 비난하거나 비하하는 표현으로 사용해왔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공식적인 국제 스포츠 행사 보도 자막에서까지 ‘괴뢰’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최근 악화된 남북관계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한이 이번 아시안게임 남북 경기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북측’이라는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반발한 것과 모순되는 행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이 (지칭 표현에) 계속 변화를 줘왔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하나하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진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