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동법 위반자 가족들 이유 불문하고 추방’ 1호 방침 내려져

친척 중 영웅·비행사·접견자 등 특별 배려 대상 있으면 감형해주던 전례도 깨고 엄중 처벌

북한이 제작한 ‘수도에서 온갖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현상을 쓸어버리기 위한 투쟁을 더욱 강도 높이 벌려나가자’는 제목의 영상물 화면 캡처. 화면 속 고개를 숙이고 있는 주민들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후 처벌을 기다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데일리NK

북한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자를 엄격하게 처리하고 죄질이 무거운 경우에는 가족들까지 추방하도록 하는 엄중 처벌 방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 당과 국가에 죄를 지은 자들에 대해서는 직위, 공로, 현직을 막론하고 무자비하게 처리하며 그 가족들의 추방도 흔들림이 없이 집행하라는 1호(김정은 국무위원장) 방침이 내려졌다”며 “당 정책을 논의하는 평안남도 당위원회 집행위원회가 월에 한 번씩 진행되는 정기 회의에서 사법 관련 안건을 다루는 안전위원회에 방침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가족 중 한 사람이 국가보위성 산하 관리소(정치범수용소)에 갈 때만 가족이 함께 처리됐으나 앞으로는 사회안전성 산하 교화소에 가는 범죄자들이라도 죄의 형태와 크기에 따라 가족들을 추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번에 내려진 1호 방침의 핵심 내용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특히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자는 친척 중 영웅이나 비행사, 1호 접견자 등 당에서 특별 배려해주는 대상이 있으면 감형해주던 그동안의 전례를 깨고 선처 없이 중형을 선고하며, 그 가족들은 이유를 불문하고 추방하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또 만약 현재 군사 복무 중인 형제나 자식이 있다면 즉시 제대시켜 가족의 추방 행렬에 포함시키라는 내용도 방침에 담겼다고 한다.

소식통은 “평안남도당 집행위원회는 이 같은 1호 방침을 안전위원회에 전달하면서 이후부터 이 방침을 반영해 집행에 들어가도록 하라면서 특히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에 걸린 범죄자들 가운데 남조선(남한) 불순녹화물과 관련된 대상들은 무조건 엄벌에 처하고 그 가족들까지 방침대로 철저히 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당 집행위원회는 처벌 대상자들의 가족들이 추방을 눈치채고 도주하거나 동요하지 않도록 거주지 안전부·보위부와 군(軍) 보위부가 면밀히 연계해 문제가 터지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현재 1호 방침 내용은 평안남도 내 시·군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들과 보위부·안전부들에 모두 전달되고 주민들에게도 퍼져 현재 예심 중이거나 문제시되고 있는 주민들의 가족들이 추방에 대한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