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장 달러·위안 환율 한달 넘게 제자리걸음…이유는?

북한 원·달러 환율 8300원선, 원·위안 환율은 1200원선 유지하면서 소폭 등락 거듭

/그래픽=데일리NK

북한 내부 외화 환율이 지난 7월 이후 보합세다. 북러 정상회담으로 북한과 러시아 간 무역 확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 또한 북한 내부 환율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내부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7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북한 원·달러 환율은 8380원으로 조사돼 지난 3일 조사된 평양 달러 환율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양의 달러 환율은 지난달 20일 이후 한달 가량 8300원대가 유지되고 있다.

평양과 신의주, 혜산 등 각 지역의 북한 원·달러 환율은 현재 큰 차이 없이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17일 기준 신의주와 혜산 시장의 북한 원·달러 환율은 각각 8390원, 8400원이었다.

북한 원·달러 환율은 북한의 대중 무역량이 확대된 지난해 하반기 이후 8000~8400원대 사이에서 소폭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2020년 1월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방역을 명목으로 국경을 봉쇄한 이후 북한 내부에서 무역 확대 조짐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이에 따라 환율이 갑자기 상승하거나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역량이 확대되면서 북한 달러 환율 역시 국경봉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북한 원·위안 환율도 변동이 크지 않다.

이번 조사에서 원·위안 환율이 그나마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한 지역은 신의주였는데, 지난 17일 기준 신의주의 한 시장에서 원·위안 환율은 1275원으로 지난 3일 조사 당시 환율(1260원)보다 0.4% 상승했다.

북한 원·위안 환율도 원·달러 환율과 마찬가지로 지역별 격차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양과 신의주, 혜산 지역의 북한 원·위안 환율은 지난 7월 이후 1200원대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

북한 원·위안 환율은 국경 지역 무역 통제와 밀수 금지로 지난 2023년 6월 1위안에 500원까지 하락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 위안 환율도 지난해 12월부터 1위안에 북한돈 1100원대까지 상승한 이후 현재까지 1100~1400원 사이의 소폭 등락이 계속되고 있다.

조사 결과로 볼 때 북한 시장의 외화 환율은 코로나 국경봉쇄로 통제가 엄격했던 2020~2022년에 비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북한의 무역량이 확대되고 내부에서 국경 개방 여부에 대해 여전히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등락 폭이 작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다소 부자연스러워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임송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북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통상적으로 볼 때 북중 교역이 확대되면 환율이 눈에 띄게 오르는 모습을 보이는데 현재의 북한 내부 환율 움직임은 과거와 비교할 때 상식적이지 않다고 보이는 측면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북한 당국이 환율 상한선을 두고 간접적으로 환율 시장에 개입하며 환율을 관리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18일 중국 해관총서(세관) 발표에 따르면 8월 북중 교역은 1억 9113만 달러(약 2535억원)로 전월 대비 5.2%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8월 교역량보다 111.6% 증가한 수치이며,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동월과 비교할 때 80.9% 수준까지 회복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