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장 쌀값 고공행진…올해 들어 또 최고치 경신

올해 들어 처음 6000원대 중반 가격 넘어서…옥수수 가격도 급등해 3000원대에 거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신심 높이 떨쳐나 가을 걷이와 낟알 털기를 다그쳐 끝내자”라면서 “지난해보다 강냉이(옥수수) 수확을 보름 앞당겨 결속했다”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쌀값이 지역별로 일제히 올라 올해 들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양강도 혜산시의 한 공식 시장에서 쌀 1kg이 북한 돈 6600원에 거래됐다. 지난 3일 혜산의 쌀 가격이 64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1% 오른 것이다.

북한 공식 시장에서 쌀 가격이 6000원대 중반 가격을 넘어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혜산 공식 시장의 쌀 가격은 지난 7월 말 이후 현재까지 두 달 가까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혜산 일부 시장에서는 최근 쌀 가격이 한때 7000원대에 거래됐던 것으로도 전해졌는데, 지난 2021년 6월 코로나로 인한 양강도 지역봉쇄로 유통이 어려워졌을 때 쌀 가격이 7000원을 넘어섰던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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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평얀북도 신의주에서도 쌀값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기준 신의주 시장 쌀값은 1kg에 6300원으로, 2주 전인 지난 3일 조사 당시 608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6% 상승했다.

신의주에서는 평균 쌀 가격이 가장 높았던 지난해 7월 쌀 1kg이 6300원에 거래돼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는데, 이후 이번에 다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이에 대해 김관호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연구위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양정법을 개정하면서 기관 수매를 우선화하고 양곡판매소로 쌀을 공급하는 등 쌀의 유통과 분배를 통제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으로 공급되는 양이 줄고 유통과정에 대한 통제가 강화된 것이 시장의 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시장의 옥수수 가격은 쌀보다 상승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평양과 신의주, 혜산에서 모두 1kg에 3000원대를 넘어섰다.

지난 17일 기준 혜산의 공식 시장에서 옥수수 1kg은 3500원에 거래돼 2주 전인 지난 3일 조사 당시 가격(3000원)보다 16.7% 급등했다.

평양의 한 시장에서 지난 17일 옥수수 1kg은 3130원에 팔려 직전 조사 때 가격(2900원)보다 7.9%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보통 북한에서 옥수수 물량이 소진되기 시작하는 봄철부터 여름까지는 1년 중 시장의 옥수수 가격이 높은 편에 속한다. 이후 옥수수 수확이 결속되는 8~9월 사이 시장의 옥수수 가격이 하락하고 밀, 보리, 감자 등 대체식량이 함께 유통되면서 쌀 가격도 다소 안정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대체식량으로 인한 쌀 가격 인하 양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옥수수 수확에도 시장의 옥수수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지속 상승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북한이 밀·보리 재배 면적을 확대하면서 상대적으로 옥수수 재배 면적이 축소된 데다 당국이 옥수수 생산량의 상당량을 과자나 술 같은 가공식품 제조에 이용하면서 시장에 유통되는 옥수수의 양이 예년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