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시 경계에도 고압선 설치… ‘혁명 수뇌부 안전’ 위해?

코로나 통제에도 평양 무단침입 끊이지 않자 필요성 제기…1호 비준과업으로 현재 집행 중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국경지대에 설치된 철조망. /사진=데일리NK

북한이 평양시 경계 무인지경(無人之境)을 중심으로 고압선을 설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데일리NK 평양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월 11일 수도방위사령부와 국가보위성, 사회안전성에 평양시 경계 지역에 고압선을 설치하라는 내용의 지시문을 하달했다.

지시에는 구체적으로 평양시 경계 부근 평야 지대나 민가 지역을 제외하고 인적이 드물어 지방 주민의 불법 출입 통로가 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3300V 고압선과 변전 설비, 동화상 감시카메라 등을 설치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시문에는 초소를 증강해 평양시 경계 근무에 만전을 기하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는 전언이다.

특히 지시문에는 이번 조치가 ‘혁명의 수뇌부 안전’을 위한 것이며 이를 통해 새로운 질서를 수립하고 수도 출입 관리 체계를 엄격히 세워야 한다는 설명도 담겨 있었다고 한다. 북한 당국 스스로 이번 조치가 김 위원장의 신변 보호를 위한 목적임을 밝힌 것이라고 볼만한 대목이다.

이 같은 지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준한 1호 과업으로, 지시가 내려온 직후인 2월 중순부터 공사가 시작돼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주민들의 밀수, 탈북 등을 막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북중 국경지역에 고압선과 방탄벽을 설치해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시 경계에 고압선 설치 지시가 하달된 근본적인 배경은 북한이 코로나 시기 평양시 출입 통제를 강화했음에도 무단침입 사건이 적잖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평양시민증이나 평양 출입 허가를 위한 승인번호 없이 무단으로 평양에 출입한 주민들을 단속해 조사한 결과 이들이 인적이 드문 야산을 통해 넘어왔다고 진술하면서 고압선 설치 필요성이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수도방위사령부가 대책안을 상달해 1호 비준과업으로 국가보위성, 사회안전성과 함께 사업을 집행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현재 공사는 수도방위사령부 산하 3개 공병대대와 건설 전문부대인 7총국의 2개 여단이 구간을 나눠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고압선을 연결, 고정하기 위한 콘크리트 기둥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인데, 해당 콘크리트 기둥은 6m가량으로 북한 내에서 직접 제작된 것이라고 한다.

북한은 평양시 경계 고압선 설치 작업을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마감 해인 2025년 전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미국 민간위성 전문가 제이콥 보글은 지난 15일 평양 주변에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건설물이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이콥은 인터넷 대북 매체인 AccessDPRK를 통해 위성을 분석한 사진을 공개하면서 “기존의 농경지나 군사기지 등을 제외한 평양 경계 지역에 북한 당국이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울타리를 새롭게 건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