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통신사를 이용하는 북한 주민들끼리 통화하는 경우 로밍처럼 수신자에게도 요금이 부과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나와 다른 통신사를 이용하는 주민과 통화하기를 망설이고, 통화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최대한 간단하게 말하고 끊는다는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강성-강성, 고려-고려 망 간의 손전화(휴대전화) 통화는 먼저 건 사람이 돈을 부담하고 받은 사람은 부담이 없는데 강성-고려, 고려-강성 간 통화를 하면 전화를 건 사람, 받은 사람 모두 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링크와 강성네트망은 북한의 대표적 이동통신사로 알려져 있다. 이 두 통신사 가입자 간 통화 시에는 수신자와 발신자가 모두 요금을 내야 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에서는 통신사가 다르더라도 통화 시 할증이 붙지 않지만, 외국의 다른 통신사 망을 이용하는 사람과 통화할 때는 요금 할증이 발생한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자국 내 통신사 가입자들 간에 통화할 때에도 요금 할증이 발생하는 모습이다.
소식통은 “다른 망끼리 통화했을 때 수신자가 부담해야 하는 돈은 같은 망끼리 통화할 때 발신자가 부담하던 분당 전화돈의 1.5배 정도”라면서 “그래서 다른 망 전화로 전화를 거는 사람은 상식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다른 망 전화로 걸려 온 건 돈이 부담되니 되도록 안 받으려고 하고 통화를 하더라도 간단히 용건만 이야기하고 끊는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전화 요금은 분기당 요금을 결제하면 매월 일정 정도의 무료 통화 시간과 메시지, 전화돈을 제공한다. 여기서 전화돈은 추가 충전이 가능해 이를 통해 통화 시간을 늘릴 수도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고려링크의 경우 통화요금은 분당 전화돈 12원이고 강성네트망은 분당 9원이다. 즉, 서로 다른 통신사 가입자와 통화를 할 때 수신자는 분당 18원 또는 13.5원의 전화돈을 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 2020년 본보가 조사한 데 따르면 당시에는 전화돈 4원이면 통화 시간 1분을 충전할 수 있었다. 그간 북한의 통화요금이 크게 올라 주민들의 부담이 한층 커진 모습이다. 이에 주민들은 남은 통화 시간 및 문자 사용량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북한 주민들은 영상통화나 데이터 이용에서도 비용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동화상대화(영상통화)는 달러나 비(위안)이 뭉텅 날아가 돈 있거나 간부들이 아니면 많이 이용하지 않는다”면서 “장사꾼들이 꼭 봐야 하는 장사 물건을 출발 전에 확인해야 할 때나 부득이하게 이용하고 그외 일반사람들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자료(데이터)통신요금도 많이 부담된다”면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은 1GB를 충전하는데 100위안이 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