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살인 저지른 주민 5명, 사회 질서 문란 이유로 공개 처형

강력 범죄 사건 끊이지 않아 불안감 증폭…주민들 "총소리 울린다고 범죄 줄겠나" 회의적

/그래픽=데일리NK

지난달 말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강도살인죄를 저지른 주민 5명이 사회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공포감을 조성했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됐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 청진시에서 강도, 살인 등의 중범죄를 저지른 주민 5명에 대한 공개 처형이 진행됐다”며 “그중 2명은 지난 5월 라남구역에서 끼니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생활난으로 강도 행위에 나섰다가 사람을 살해하고 돈 200만 원을 훔쳐 달아난 뒤 붙잡힌 이들”이라고 전했다.

이 2명이 살인을 저지르고 달아는 모습이 아파트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담겨 끝내 붙잡혔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그동안 전기가 오지 않아 카메라가 무용지물이었는데, 그 시간대에 마침 불이 오면서 이들이 덜미를 잡혔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안전국 수사과는 이 2명이 다른 살인 사건의 용의자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강력히 조사를 벌였고, 이들이 앞서 4월 말 살인을 저지르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끔찍한 사건의 범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고 한다.

이밖에 이번에 처형당한 이들 가운데 1명은 돈이 없어 케이블을 잘라 팔기 위해 한 주민을 찾아갔다가 거절당하자 바로 그 주민을 살해해 체포된 이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옛날부터 까벨선을 팔아넘기는 건 심각한 범죄였는데 여기에 살인까지 저질렀으니 처형된 것”이라고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청진시에서는 올해 들어 강도 살인 등 강력 범죄 사건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 단순 강도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살인으로 이어지는 범죄가 끊이지 않아 주민 사회에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 달에 1~2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범인을 잡지 못한 사건들도 여럿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살인 사건이 자주 발생하자 주민 대부분은 ‘집에 강도가 들어오면 쫓아내려 하지 말고 그들이 요구하는 것을 순순히 내놓고 목숨이라도 건져야 한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면서 “먹고 살기가 갈수록 힘들어져서인지 강도가 늘어나고 있고 과거에는 일 년에 많아야 3번 정도 되던 살인 사건이 요즘은 한 달에 2번 정도 발생해 정말 사회가 어떻게 돼가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북한 당국은 이렇듯 점점 커지는 주민들의 불안감을 의식하고 경종을 울리기 위해 공개 처형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민들은 ‘총소리나 울린다고 범죄가 줄어들겠느냐’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식량부족으로 인한 생활난에서 범죄가 시작되고 있는 것인데 그런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총소리를 울려 문제를 해결하려 하니 민심이 더욱 흉흉해지고 있다”며 “가마에 넣을 쌀이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총소리를 울린다 한들 범죄행위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