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폭행 저지르던 보위부 계호원 총 맞아 사망… 무슨 일?

괴롭힘 당하던 여성 주민 못 참고 총기 빼앗아 쏴…간첩으로 몰려 정치범수용소행

북한 국경 지역의 보위부 청사. /사진=데일리NK

한 함경북도 어랑군 보위부 계호원이 예심 받는 주민들을 괴롭히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지난달 말 어랑군 보위부에서 한 계호원이 예심 중인 한 여성 주민을 남편이 보는 앞에서 괴롭히고 성적으로 모욕했는데, 이 여성 주민이 끝내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계호원의 총을 빼앗아 쏴 보위부가 발칵 뒤집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어랑군에 사는 부부는 앞서 국경 지역인 무산으로 가 한국 브로커와의 통화하던 중 보위부의 전파탐지기에 걸려 현장에서 체포됐고, 이후 어랑군 보위부에 넘겨졌다.

사건 당일 이 부부가 있던 구류장에 저녁 근무를 선 계호원은 술을 마시고 와서 여성 주민을 불러내 남편이 보는 앞에서 자기 얼굴을 만져보라며 성희롱했다.

하지만 여성 주민이 응하지 않자 발로 걷어차고 무릎을 꿇게 하는가 하면 가지고 있던 권총으로 여성 주민의 가슴을 쿡쿡 누르면서 온갖 성적인 발언을 퍼부으며 모욕감을 줬다.

이에 화가 난 남편은 그만하라고 소리쳤지만, 계호원은 오히려 더 심하게 괴롭혔고 결국 참지 못한 여성 주민이 계호원이 들고 있던 총을 빼앗아 안전장치를 풀고 그대로 3발을 발사해 계호원을 사망케 했다.

이 여성 주민이 제대군인이라 총기류를 다루는 것에 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계호원은 평안남도 출신의 20대 후반 남성으로, 그는 평소에도 근무 시간에 술을 마시고 들어와 구류장에 있는 주민들을 못살게 구는 것으로 ‘악덕’이라 정평이 나 있었다고 한다.

사건 발생 후 여성 주민은 재빨리 계호원의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구류장 문을 열고 남편과 보위부를 빠져나왔으나 총소리를 듣고 온 직일관과 근무 성원들에게 곧바로 붙잡혀 그 자리에서 한참 구타당하고 다시 보위부에 구류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사건을 보고 받은 도 보위국에서는 즉시 어랑군에 내려와 이 부부를 남조선(한국)과 결탁한 간첩으로 몰았고, 이 부부는 하루가 지나지 않아 관리소(정치범수용소)로 보내졌다”고 전했다.

한편, 이 사건을 소문으로 전해 들은 어랑군 주민들 속에서는 ‘계호원이 죽어 마땅한 짓을 했다’는 등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고 소식통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