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양과 지방의 식량 배급 경험률이 약 두배 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탈북민 대상 조사에서 파악됐다.
5일 통일부 정세분석국의 ‘북한의 경제·사회, 정치 동향’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이후 탈북민 3415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 면접 결과, 식량을 배급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평양이 65.2%인 반면 접경지역은 32%, 비접경지역은 그보다 낮은 27.9%로 나타났다.
식량뿐만 아니라 생필품을 배급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평양과 지방에 큰 격차가 있었는데, 실제 생필품 배급 경험률은 평양 50.7%, 접경지역 25.9%, 비접경지역 27.7%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접경 및 비접경지역의 식량 배급 경험률과 생필품 배급 경험률은 평양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식량과 생필품 배급의 혜택이 평양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그런가 하면 가구 내 전자제품과 정보기기 보유율과 보건의료 경험률 등에서도 평양과 지방 간 격차가 드러났다.
냉장고 보유율은 평양, 접경지역, 비접경지역 순으로 각각 72.6%, 24.8%, 32.3%로 조사돼 평양에 비해 지방의 냉장고 보유율이 절반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컬러TV(84.7%, 67.2%, 63.6%)와 선풍기(78.2%, 52.6%, 62.2%) 보유율은 상대적으로 편차가 크지 않았으나 역시 평양이 지방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기인 휴대전화 보유율의 경우에는 평양이 71.2%로 70%를 웃돌았지만, 접경지역과 비접경지역의 휴대전화 보유율은 각각 31.1%, 36%로 평양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컴퓨터 보유율은 평양, 접경지역, 비접경지역 순으로 58.3%, 16.4%, 16.9%로 조사돼 평양주민의 컴퓨터 보유율이 지방 주민에 비해 3배가 넘는 수준으로 파악됐다.
평양과 지방 간 가전제품 및 정보기기 보유율에 큰 격차가 나타난 것은 전력 공급 안정성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통일부는 진단했다.
한편, 보건·의료와 관련한 조사에서 병원 진료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평양 80.3%, 접경지역 58.5%, 비접경지역 63.1%로 평양 시민의 병원 진료 경험률이 타 지역 대비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품 구입 경로에도 평양과 지방에 차이가 있었는데, 평양은 병원에서 무상으로 구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35.8%로 가장 높았고 반대로 접경지역과 비접경지역은 장마당에서 구매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45%, 49.2%로 가장 높았다.
통일부는 “대북제재, 경제난 등으로 자원 부족이 심화한 가운데서도 핵심계층이 거주하는 평양에 자원을 집중하는 선택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이동의 자유 및 거주 이전의 자유를 극도로 제한해 평양과 지방의 지역 격차가 더욱 고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