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님 보폭에 걸음 맞춰”…평안남도 일꾼들 ‘생고생’ 중

평남도당, 김정은 안석 간석지 현지지도 이후 한 달간 현장에서 먹고자라며 24시간 대기 지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월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21일) 평안남도 간석지건설종합기업소 안석 간석지 피해 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안석 간석지 피해복구 현장 현지지도 이후 평안남도 당위원회가 일꾼들에게 한 달간 현장에서 먹고 자면서 일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재 일꾼들은 일주일 넘게 현장에서 침식(寢食)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에 “원수님(김 위원장)께서 침수 피해를 입은 안석 간석지 현지지도에서 일꾼들의 무책임을 지적하시고 질타하시자 평안남도 당위원회는 도내 모든 일꾼들이 자기가 발붙인 환경에서 책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지난달 26일부터 한 달간 현장에서 먹고 자면서 일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남도당은 ‘원수님께서는 현지지도의 길에서 물속에 아랑곳없이 들어가셔서 인민을 위해 하루하루를 노고를 바치고 계시는데 우리 일꾼들이 일이 잘 안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집에서 편한 잠을 자는 것은 배은망덕한 일로 수치감을 느껴야 한다’며 ‘원수님의 보폭에 걸음을 맞춰 한 달 동안 현장에서 인민군대식으로, 전투적으로 일하라’고 지시했다.

실제 도당은 도급 당 및 행정기관의 핵심부서 부서장들이나 부장급 일꾼들까지 모두 빠짐없이 사무실에서 먹고 자면서 자기 부서와 담당 단위들에 내려진 올해 당의 방침 관철 집행 관련 문서들을 정리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도당은 부족한 상황만 탓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당의 방침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것에 있다면서 당정책 학습을 비롯해 난관을 타개하는 데서 보여준 선대들의 회상기 학습에도 몰두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도당은 주말에도 집에 들어가지 말고 일하라고 지시하고, 휴일 저녁이라고 모여서 술을 마시지도 말며 이 기간에는 먹자판, 생일놀이(생일파티)도 벌여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고 한다.

어느 순간에 도당의 검열이 들이닥치거나 전화가 갈지 모르니 24시간 대기하는 심정으로 오직 사무실과 현장을 지키며 긴장된 생활을 하라고 당부했다는 것.

소식통은 “도당의 이 같은 지시에 일꾼들은 사무실에서 침식하면서 당의 방침 관철 집행철을 정리하며 검열 및 보고 준비에 몰두하고 있고, 당정책 노트, 말씀 노트, 회상기 학습과 연구토론회 학습 노트, 생활총화 노트 등을 정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일꾼들 속에서는 ‘자연재해 현장에 마대 한 자루 공급해주지 않으면서 사람만 들볶으면 뭐가 달라지느냐’는 등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몇몇 일꾼들은 아내들이 매일같이 식사를 날라오게 하면서 온 가정을 모두 피곤하게 하는 것을 진짜 혁명으로 간주하는 당의 태도부터 잘못됐다면서 계속 이렇게 산다는 것은 지긋지긋한 일이라며 내적으로 비난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