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넘게 행방묘연했던 청진시 부부, 中서 잡혀 북송 위기

두만강 건너가서 한국행 시도하다 공안에 단속…온성과 가까운 중국 변방대 감옥에 구금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국경 지역. /사진=데일리NK

지난 5월 중순 행방불명된 청진시의 젊은 부부가 중국 현지에서 공안에 잡혀 북송 위기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에 “5월 중순 10살 아들을 친할머니에게 맡기고 사라져 보위부가 탈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던 청진시의 젊은 부부가 중국 공안에 단속돼 현재 국경 연선 중국 쪽 감옥에 있다”고 전했다.

청진시 보위부는 여태껏 이 부부의 행적을 찾지 못했는데 지난 22일 온성군 보위부로부터 ‘중국 공안으로부터 감옥에 있다는 구두 통지를 받았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부부는 두만강을 건너 중국 지린(吉林)성 허룽(和龍)시에 숨어 지내며 한국행을 기도하다가 지난 20일 새벽 공안에 단속돼 현재 함경북도 온성과 가까운 중국 변방대 감옥에 구금돼 있다.

청진시 보위부는 거의 두 달간 이들이 탈북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탈북 루트를 찾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는 과정에 회령시, 온성군 보위부나 국경경비대들과 마찰을 겪어 잔뜩 화가 난 상태라 이들이 북송돼 오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청진시 보위부는 이 부부가 회령 쪽에서 중국으로 넘어갔을 것이라 강하게 의심하면서 회령시 보위부에 책임을 묻고 중앙 국가보위성에까지 이 문제를 끌고 가 회령시 보위부와 견원지간으로 서로 으르렁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에 엮여 여러모로 골머리를 앓은 회령시 보위부는 그래서인지 이 부부가 중국 공안에 붙잡혔다는 소식에 ‘북송되기만 하면 청진시 보위부에 달려가 다리를 분질러 놓겠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한편, 보위부 귀동냥으로 이 부부가 한국행을 기도하다 잡혀 북송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접한 주민들 속에서는 ‘들어오게 되면 짐승 취급을 받을 게 뻔하고 온 가족, 친척까지 반역자로 몰릴 텐데 그럴 바에야 차라리 중국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낫지 않겠냐‘는 등의 말이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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