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진시 부부 한 달 넘게 행방묘연…탈북 가능성에 보위부 비상

보위부 국경 감시 영상들 돌려 보고 국경 주민 담화까지 진행…단서 없자 처음부터 재조사

2019년 6월 촬영된 함경북도 국경 지역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젊은 부부가 한 달이 넘게 행방이 묘연해 보위부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에 “청진에 사는 한 부부가 어머니에게 아들을 맡기고 친척 집에 간다고 나간 지 한 달이 넘도록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시 보위부는 이를 수상히 여겨 이들을 찾아나섰으나 현재 행방불명으로 알려졌으며 급기야 탈북으로 추정하고 조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행방불명된 이 부부는 지난 5월 중순 10살 아들을 친할머니에게 맡기면서 평안남도 순천에 있는 친척이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아파 병문안을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떠났다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들이 떠난 지 한 달여가 지나도 집에 오지 않자 인민반에서는 집을 이렇게 오래 비우고 가 있을 사람들이 아닌데 왜 아직 나타나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이 일었고, 결국 인민반장이 담당 보위원과 담당 안전원에게 이 사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 보위부는 이 부부가 중국 등 외국에 연고가 없다는 것으로 위험인물로 분류하지도 않고 이상하게 여기지도 않았는데, 이들이 간다고 했던 친척 집에 연락해 행방을 파악하는 과정에 순천에 가지 않았다는 게 밝혀지면서 탈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고 한다.

이후 보위부는 이들 부부의 과거 행적 조사에 들어갔으며 이를 통해 이들이 청진시에서 비교적 부유하게 살며 10년 넘게 중국 대방(무역업자)과 무역 교류를 해오다가 코로나 기간 국경봉쇄로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중국에 있는 대방에게 손을 벌려 중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소식통은 “보위부는 이들이 청진에서 나와 변강(邊疆)지역으로 가서 중국으로 탈북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무산인지, 회령인지, 온성인지 어디로 탈북했을지를 출처를 잡으려고 국경의 감시 영상들을 모두 돌리고 있지만 정전된 지역이 많아서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보위부는 또 남겨진 아들과 아들을 돌봐주는 친할머니를 불러 추궁했지만 계속해서 모른다는 답만 돌아오자 이들 부부가 남은 가족이 알게 되면 해를 입을까 봐 일부러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 소식통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경에도 비상이 걸려 국경경비대의 초소별 근무일지와 교대 당시 근무 상황에 대한 검열이 진행되고 국경 지역 주민들과도 이 부부를 본 사람이 없는지에 대한 집중 담화가 붙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경경비대는 ‘부부가 실제로 탈북을 한 것인지, 그렇다면 언제 어느 쪽으로 나갔는지 명확한 것도 없는데 잡도리한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민들은 ‘이 정도면 전 도민을 모두 감시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보위부의 행태를 비웃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소식통은 “보위부는 건진 것이 하나도 없자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재조사를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