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서포지구 건설 현장에 동원된 청년들 중 상당수가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청년들의 현장 출근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으나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에 “서포지구 건설장에 동원된 속도전청년돌격대원들 속에 영양실조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돌격대 단위별 출근율이 70%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영양실조로 더는 일할 수 없는 상태의 청년들이 태반”이라면서 “건설장에 동원된 돌격대가 제대로 먹지 못하는 일은 흔하지만, 영양실조자가 이렇게 많은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돌격대에 제공되는 식사는 강냉이밥, 강냉이국수에 염장무나 시래깃국이 전부이며, 이 같은 식단은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북한은 2021년 초 열린 8차 당대회에서 오는 2025년까지 수도 평양에 총 5만 세대 살림집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앞서 송신·송화지구, 화성지구 등에 새 살림집을 건설하는 사업이 진행됐다.
그리고 북한은 올해 평양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을 제시하고 지난 2월 착공식을 개최했다. 당시 착공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3년도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 건설과 별도로 수도 평양의 북쪽 관문 구역에 4000여 세대의 살림집을 일떠세워 옹근 하나의 특색있는 거리를 형성하는 중요한 대상건설을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과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에 통째로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의 산하 조직으로 알려진 속도전청년돌격대가 건설장에 동원됐는데, 돌격대원들이 열악한 식량 문제로 영양실조에 걸리는 등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 중요 건설에 동원된 이들에 대한 식량 공급마저 여의찮은 모양새다.
특히 청년 돌격대원들은 사실상 무보수로 하루 10시간 이상의 건설장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좋지 않은 영양 상태에서도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건설용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북한에서는 건설 노동자가 아닌 인력을 대거 투입해 공사를 진행한다. 특히 북한은 ‘청년들이 어렵고 힘든 부문으로 달려나가야 한다’고 선동하면서 청년들을 각종 건설장에 동원하고, 이를 자발적인 지원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청년들이 혹독한 환경에서 노동을 착취당하고 있다는 탈북민 등의 증언에 국제사회와 인권단체들은 이를 ‘현대판 노예제’라고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