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항공 귀국 해외대표부 일꾼들, 강도 높은 중앙당 총화에

기간도 두 배 늘어나 두 달에서 두 달 반…1차 귀국 인원 중 3명은 순안공항에서 연행

북한 국영항공사인 고려항공 소속 여객기가 24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착륙해 있는 모습. /사진=연합

북한이 항공편으로 귀국한 해외 주재 북한 대표부 일꾼(간부)들에 대한 강도 높은 중앙당 총화를 예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발생으로 귀국길이 막혔다가 3년여 만에 들어오게 된 만큼 총화 기일도 두 배로 늘렸다는 전언이다.

데일리NK 평양시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에 “최근 고려항공 여객기를 타고 귀국한 해외대표부 일꾼들에 대한 중앙당 총화 사업 내용과 기일이 담긴 일정표가 귀국 즉시 그들이 속한 정치조직에 통보됐다”며 “일정표에 따르면 한 달에서 길게는 40일이던 이전보다 총화 기간이 두 배로 늘어나 두 달에서 두 달 반 정도 총화가 진행된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1월 말 코로나19의 확산 차단을 명목으로 국경을 봉쇄하고 귀국이 예정됐던 해외대표부 일꾼들의 입국을 차단했다.

이에 연 1회 정기적으로 진행해 오던 본국에서의 중앙당 총화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해외대표부 일꾼들은 그동안 해외 현지에서 약식으로 총화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본국에 보고하는 식으로 대신해왔다고 한다.

최근 귀국한 해외대표부 일꾼 대상 중앙당 총화 기간이 두 배로 늘어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소식통은 “해외에서 자기들끼리 총화해 올려보낸 보고서는 환경에 따라 별수 없이 진행된 형식적 총화이기 때문에 이번에 세부적으로 평가하려는 것”이라며 “코로나 기간 외교, 국방, 사회과학, 보위, 무역 부문 해외 주재 일꾼들의 당적 검토를 심도 있게 진행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현재 북한은 운항 재개한 고려항공을 통해 코로나19로 중국에 머물러 있던 해외대표부 일꾼 등 자국민들을 순차적으로 귀국시키고 있다. 귀국한 모든 인원은 일주일 격리되며 의학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해외대표부 일꾼들이나 관리자들은 바로 중앙당 총화에 들어가고, 기타 일반인은 5일 휴식 후 총화를 받게 돼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중앙당 총화는 해외 주재 당시 본인의 생활이나 본인이 겪은 일은 물론 주변 대상들의 일을 보고하고 총화 받는 자리인데, 이번에는 전반적으로 사상투쟁의 분위기에서 호상(상호) 결함을 적어내도록 한다는 방침이라 서로 물고 뜯을 수밖에 없게 됐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앞서 국가보위성 해외반탐국은 코로나19 봉쇄 기간 해외대표부 일꾼들의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일탈행위 동향자료를 종합해 중앙당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당은 그간 해외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보내온 총화 보고서에 국가보위성 해외반탐국이 제출한 자료까지 더해 귀국 즉시 공항에서 호송할 대상을 선별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고려항공으로 귀국한 해외대표부 1차 귀국 인원 중 3명은 순안공항에 미리 나와 대기하고 있던 국가보위성 차에 태워져 긴급 연행됐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