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강냉이 수확되자 ‘밀주 단속’…주민들 기계 숨기고 문 잠궈

옥수수 빼돌리는 농장원 단속하고 술 만드는 세대 가택수색…밀주 장사꾼들 처벌 우려에 은신

평안남도 지역의 한 농촌마을. /사진=데일리NK

평안남도가 올강냉이(제철보다 일찍 여무는 옥수수) 수확이 이뤄진 것과 관련해 개인이 집에서 술을 만들어 팔지 못하도록 ‘밀주 단속’을 지시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에 “평안남도는 이달 10일 올강냉이 수확 시기를 맞아 주민들 속에서 밀주행위가 더 심해질 것을 우려하며 도 안전국이 밀주 단속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밀주 단속은 통상 도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연합지휘부가 해왔지만, 현재 주민들 속에서 나타나는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행위들을 단속하기도 벅찬 상태여서 도 안전국이 나설 것을 주문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도는 “올강냉이가 나오기 시작하자 마구 사들여 밀주행위를 시도하는 주민들이 있다. 한쪽에서는 굶어 죽는다고 아우성을 치는데 밀주가 웬 말이냐”며 밀주 단속을 지시했다.

특히 도는 “농장원들이 여물지도 않은 올강냉이를 밭에서 훔쳐 시장이나 밀주 장사꾼들에게 넘겨주는 행위가 도를 넘고 있고 이것이 추세처럼 되고 있다”면서 “밀주행위를 하거나 이에 가담한 자들을 빨리 적발해내 시범겜(본보기)으로 처벌해서 경종을 울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도는 안전국이 도적질에 매달린 농장원들을 무자비하게 단속할 것과 인민반별 요해(점검) 사업을 통해 집에서 술을 몰래 만드는 세대들을 파악해 가택수색을 진행할 것을 제시했다는 전언이다.

가택수색에서 술 뽑는 기계들이 발견되면 이를 몰수하고 한 집에서 옥수수가 40kg 이상 나오면 역시 몰수해 인민위원회 양정과에 모두 넘기라고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도 안전국은 시·군 안전부들에 이 같은 지시를 전달하고 당장 집행에 들어가도록 했다”며 “평안남도 주민들 특히 양덕군 주민들은 단속이 시작됐다는 정보를 접하고 군 안전부의 눈을 피해 술 기계와 옥수수를 모두 감춰 문을 잠그고 밤늦게까지 밖에 머물다가 늦게서야 집에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이번에 걸려들면 술 기계와 양곡들을 모두 빼앗길 처지에 놓이게 되고 특히 잘못 걸리면 교화도 갈 수 있어 왕초 밀주 장사꾼들도 모두 눈치를 보며 아주 집을 비우고 은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양덕군 주민 대부분은 돼지를 길러 1년 먹거리를 해결하는데, 돼지 사료가 없으니 밀주를 해서 술은 팔고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찌꺼기를 돼지 사료로 쓰고 있다고 한다. 다만 대대적인 밀주 단속으로 술을 만들지 못하게 되면서 돼지 사료 문제에도 직면해 아우성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