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남도 침수 피해 현장을 방문해 공개적으로 김덕훈 내각총리 등을 신랄하게 비판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북한이 간부 기강 잡기에 나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일꾼들은 국가사업에 대한 주인다운 태도를 가지고 맡은 책무를 엄격히 수행하자’는 제목의 1면 사설을 싣고 “일꾼들에 대한 조직적 통제와 교양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일꾼들이 주도성과 적극성을 발휘하면 당의 구상과 자랑찬 변혁적 실체로 전환되고 일꾼들이 소극성과 눈치놀음에 빠지면 강국건설의 한 고리가 주저앉게 된다”며 “일부 일꾼은 보신주의와 소극성, 무책임과 무능력에 빠져 당의 전략적 구상 실현에 저애를 주고 인민생활 안정과 경제건설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김 위원장이 지난 21일 배수 구조물 설치 공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큰 피해를 본 평안남도 안석 간석지 침수 피해 현장을 찾아 일꾼들의 무책임성을 지적했다는 내용을 다시금 언급했다.
신문은 “우리 당은 이미 일하는 흉내만 낼뿐 진심으로 나라와 인민을 걱정하지 않고 자리지킴이나 하는 일꾼들을 감싸줄 권리가 절대로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전당의 조직적 의사이고 지상의 명령인 결정 지시를 관철하기 위해 최대의 신중성을 기하면서 고심분투하지 않는 행위는 그 사소한 요소도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일꾼들에 대한 조직적 통제와 교양을 강화해 그들 속에서 당과 정부의 지휘와 지시에 불복하거나 무관심한 현상, 나라에 재난이 닥치든 말든 자기 소관이 아니면 외면해 버리는 안온하고 게으른 일본새, 자기 소임도 아래 우(위), 옆으로 떠넘기는 책임회피가 절대로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신문은 “인민군대 지휘관들처럼 현장을 타고 앉아 결린 문제를 솔선 앞장에서 예단성 있게 풀어나가야 한다”며 간부들이 군 지휘관을 본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신문은 “인민군대가 싸움마당에서 용감할 뿐 아니라 당정책 관철에서도 완벽한 성공작만 이뤄내는 불패의 대오로 존엄 떨치고 있는 중요한 비결의 하나는 지휘관들의 능숙한 작전과 지휘, 완강한 공격기질”이라며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의 명령을 관철하기 전에는 물러설 자리, 죽을 권리도 없다는 투철한 정신의 일본새, 이것이 인민군대 지휘관들에게서 우리 일꾼들이 따라 배워야 할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를 따라 앞으로’의 구령을 치며 당과 조국으로부터 받은 그 어떤 혁명 임무도 당이 정해준 시간에, 당이 바라는 높이에서 해내는 인민군대 지휘관들처럼 어려운 모퉁이마다 남 먼저 어깨를 들이밀고 이신작칙하면서 대중을 당 정책 관철로 힘 있게 조직 동원하는 완강한 실천가가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는 향후 사업 집행에서 소극성, 무책임성을 보이는 간부들을 강력 처벌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21일 평안남도 간석지건설종합기업소의 안석 간석지 피해 복구 현장을 현지지도하며 김덕훈 내각총리 이하 간부들을 강하게 질타하고 책임 있는 기관·개인을 색출해 처벌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